위기의 PIIGS가 한국보단 신용도가 높다?

2010. 5. 10.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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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외 대부분 한국보다 신용등급 높아(서울=연합뉴스) 김현준 심재훈 기자 = 그리스 등 이른바 'PIIGS'로 불리는 유럽 5개국의 재정 위기 우려로 국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매긴 이들의 국가신용등급은 그리스를 제외하면 여전히 한국보다 높아 신평사들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0일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 & P), 피치 등 3대 신평사들의 국가신용등급 현황에 따르면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PIIGS 국가 중 3대 신평사로부터 모두 한국보다 낮게 신용등급이 매겨진 국가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된 그리스뿐이다.

그리스의 신용등급은 최근 잇따라 강등되면서 무디스는 A3, S & P는 BB+, 피치는 BBB- 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신용등급이 무디스 A1, S & P A, 피치 A+ 인 것과 비교하면 2~5단계 낮은 것이다.

그러나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으로 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들 4개국 중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는 그리스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포르투갈에 대한 S & P의 등급이 유일하다.

S & P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지난달 27일 A+에서 A-로 2단계 내려 우리나라보다 한단계 낮은 등급을 줬다.

무디스와 피치의 경우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은 Aa2와 AA-로 우리보다 각각 2단계, 1단계씩 높다.

스페인의 경우도 재정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무디스와 피치는 각각 Aaa, AAA로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S & P는 지난달 스페인의 등급을 AA로 1단계 내리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3단계 위이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무디스가 Aa2, S & P가 A+, 피치가 AA-로 우리보다 1~2단계씩 높고, 아일랜드의 경우 무디스 Aa1, S & P AA, 피치 AA-로 우리보다 1~3단계나 높다.

물론 S & P가 지난달 그리스와 스페인, 포트투갈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조정하면서 재정 위기 불안을 고조시켰다는 비판을 유럽 국가들로부터 받기도 했지만 이들 PIIGS 국가 대부분의 신용등급이 재정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보다 여전히 높다는 점은 신평사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90.0%보다 매우 낮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재정수지(관리대상 수지) 적자는 GDP 대비 4.1%였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지난해 재정적자는 작년에 GDP 대비 6.3%였고, 그리스의 경우는 13.6%, 스페인은 11.2%였다.

이에따라 3대 신평사들이 한국 등 아시아를 유럽과 미국에 비해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에서 3대 신평사로부터 모두 최고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곳은 싱가포르가 유일하다. 일본도 최고 신용등급 보다는 3단계 아래다. 반면 EU의 경우 영국, 프랑스 등 9개국이 모두 최고등급이다.

또 우리나라가 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외환위기 때와 현재 그리스의 상황을 비교해도 신평사들이 우리에게 더 가혹했다는 지적도 있다.

무디스의 경우 우리나라가 IMF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인 97년 11월말에 신용등급을 A1에서 A3로 2단계 강등한 것을 시작으로 12월말까지 6단계나 내려 투자부적격인 Ba1을 부여했다. S & P와 피치도 투자부적격인 B+와 B-까지 내렸었다. 피치의 경우는 외환위기 전의 AA-에서 12단계나 내리기도 했다.

반면 그리스는 S & P가 BB+로 투자부적격 등급을 부여했을 뿐 무디스나 피치로부터는 여전히 투자적격 등급을 받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신용평가 때문에 우리가 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북한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펀더멘털이 튼튼함에도 불구하고 국제 신평사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측면이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외환위기 당시 급격히 신용등급을 내려 경제 위기를 부채질했고 이후 한국은 낙인이 찍혀 등급 상향 조정에 거북이 걸음을 했다."라며 "신평사가 제대로 평가하는지를 국제적으로 평가해 제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데 많은 신흥국들이 동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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