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의 기회' 날린 한국 경제외교

2010. 4. 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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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신설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직 확보에 실패했다. 정부는 7년 전 빼앗긴 부총재직을 되찾아 온다는 각오로 노력했으나 결국 인도에 밀렸다. 정부는 국격 제고를 위해 국제기구 진출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중요직을 눈앞에서 놓쳤다는 점에서 경제 외교 실패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국제금융계에 따르면 ADB는 인도 출신 인사를 신설되는 부총재에 선임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이달 내 이사회를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연초 ADB 부총재 후보에 현정택 전 청와대 경제수석(인하대 교수)을 추천한 바 있다. 이번 ADB 부총재 직은 기존 4명에서 추가돼 신설되는 자리로 우리나라가 인도와 치열하게 경합을 벌여왔다.

ADB는 작년 5월 자본금을 500억달러에서 1600억달러로 증액하며 부총재 자리를 5개로 늘렸다.

ADB 총재는 15.6%로 최대 지분을 가진 일본이, 4개의 부총재는 미국ㆍ중국ㆍ유럽ㆍ후발개도국(네팔)이 맡고 있다. 우리나라 지분율은 5.03%며 중국(6.4%) 못지않은 많은 지분을 갖고 있지만 걸맞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해왔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이명박 대통령 취임 2년을 맞아 개최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ADB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 교수를 후보로 추천한 직후였다. 당시 정부는 G20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ADB, IDB(미주개발은행) 등 지역별 국제금융기구를 거점으로 지역경제협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첫 시험무대인 ADB 부총재직을 되찾아 오는 현안에 '한가한 대응'을 한 셈이다.

당초 이 자리에는 경제부처의 한 차관급 인사가 후보로 거론됐으나 당사자가 고사하는 바람에 천거를 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과거에 국내 인사는 정인용 전 부총리(1988~1993년), 이봉서 전 상공부 장관(1993~1998년), 신명호 전 재경원 차관보(1998~2003년)가 부총재직을 수행한 바 있다. 한국 몫이었던 이 자리는 2003년 이후에 중국이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이후에 부총재보다 낮은 이사 자리를 확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7년 전 외교적 노력 부족으로 중국에 부총재직을 빼앗기며 경제외교의 실패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실패를 반복한 셈이다.

인도는 이 기회에 ADB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방위로 로비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일본 출신임을 고려해 막후에서 일본에 큰 공을 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각 대사관에 협조를 구하는 훈령을 보내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서 구로다 총재를 만나려고 할 정도로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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