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에 푹 빠진 '외은 국내지점'

황은재 기자 2010. 4. 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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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은재기자][[외은지점 경영분석①] 환헤지 줄이고 채권 매입..외환·파생거래순익만 1.6조]

더벨|이 기사는 04월19일(07: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외은지점 경영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thebell'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원화 강세의 수혜를 듬뿍 누렸다. 유가증권 운용수익이 2008년만 못했지만 외환·파생상품거래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평가이익을 포함한 외환·파생상품부문의 순이익은 1조5950억원으로 국내은행의 2.52배에 달했다.

외은지점들은 차입한 달러를 팔고 채권을 샀다. 이 과정에서 환헤지 규모를 줄여 달러/원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을 이전보다 더 크게 챙겼다. 원화 강세로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외은지점과 그 뒤에 있는 외국인은 이를 즐겼다.

외은지점은 국내은행들과 달리 채권과 외환 및 파생상품 거래를 주 업무로 삼고 있다. 이들은 채권과 이자율스왑·통화스왑 거래 등을 엮어 돈을 벌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채권 중개 업무 역할도 맡고 있다. 은행이라기보다는 외국은행이 한국에 설치한 트레이딩 부서에 가깝다.

◇ 원화강세 베팅..환헤지 줄이고 원화채권 투자

2008년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외환거래에서 21조31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샀던 포지션에서 큰 손실을 봤다. 2009년 원화 강세는 실적 부호를 플러스로 바꿔놨다. 환율 하락 영향으로1조678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그런데 과거와 양상이 달랐다.

일반적으로 외환거래에서 이익이 나면 파생상품거래에서는 손실이 난다. FX스왑을 예로 보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선물환에서는 달러를 파는 형태다. 현물환 거래는 외환거래로 선물환 거래는 파생거래로 계상된다. 2008년 외은지점은 파생상품거래에서는 21조4580억원을 벌어 손실을 만회하고도 1420억원을 남겼다.

외은지점의 파생상품거래 순손실 830억원에 불과했다. 외은지점들이 원화 강세 한 방향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달러를 차입해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손에 쥔 원화로 채권을 샀다. 환차익과 함께 채권 이자수익을 노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전의 거래 관행과 달리 환헤지를 줄인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을 더 보기 위해서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파생상품거래 규모는 3785조922억원. 전년대비 210조원 가량 늘었다. 이자율파생거래가 400조원 가량 늘었지만 통화관련 파생거래 규모는 204조나 감소했다.

외환거래로 2429억원의 순익을 올린 크레디트스위스는 파생상품거래에서는 불과 856억원만 손실을 봤고, 도이치뱅크 역시 2299억원을 외환거래로 벌고 파생거래로는 364억원만 잃었다. 지난해 외은지점이 외환·파생상품거래로 올린 순익은 당기순이익 대비 83.8%에 달했다.

채권 트레이딩(매매이익과 평가이익 기준)에서는 오히려 손해를 봤다. JP모건, HSBC, ING은행, 도이치뱅크, 바클레이즈 등 주요 외은지점의 단기매매증권 평가익과 매매익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2.00%의 기준금리를 유지했지만 하반기 이후 출구전략을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채권금리가 출렁였기 때문이다. UBS는 단기매매증권 거래 및 평가손익에서 1024억원의 손실을 봤고, 바클레이즈도 948억원을 잃었다.

◇ HSBC 당기순이익 3260억원..1000억원 이상만 8곳

외은지점별로는 국내 최대 외은지점인 HSBC가 3261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10조원이 넘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HSBC는 이자수익으로만 4214억원을 벌었고 외환·파생상품거래에서도 237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그러나 유가증권 운용이 많은 만큼 이에 따른 이자비용만 2611억원을 지불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위이자 외은지점의 터줏대감 격인 JP모건은 지난해 절반 수준을 버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2288억원으로 HSBC의 뒤를 이었다. BNP파리바2008년보다 순익을 500억원이상 끌어올리며 2032억원으로 순이익 20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1000억원 클럽에는 BoFA, ING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뱅크, DBS이름을 올렸다.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 전년대비 5배, DBS는 3배, BoFA는 2배나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적자를 기록했던 모건스탠리는 841억원 규모의 흑자로 돌아섰다. 외은지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902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일반은행과 비교해보면 2조원이 어느 수준인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외은지점의 총자산 규모는 174조원으로 국내일반은행의 15.0% 수준이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국내일반은행이 올린 것의 40% 수준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외은지점들이 환헤지를 하지 않고 채권을 사거나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났다"며 "원화 강세가 2008년 수준의 순익을 유지해준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 풀린 유동성은 외은지점의 외환거래에 든든한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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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재기자 hejsom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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