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시한이 다가오면서 퇴출 위기로 내몰리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이미 상장 폐지된 기업들을 포함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법인은 모두 16개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동산진흥, 티이씨, 신지소프트, 코어비트, 코디콤, 비전하이테크 등 6개사는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의 사유로 증시에서 이미 퇴출당했다. 이외에도 제너비오믹스는 지난 17일부터 정리매매가 진행돼 오는 26일이면 증시에서 사라질 예정이다.

또 하이스마텍, 스타맥스, 아이알디, 올리브나인, 유티엑스 등 5개사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돼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에듀아크는 실질심사에서 퇴출 결정이 내려졌지만, 이의신청을 제기해 상장위원회에서 이를 심의 중이다.

작년 초만 해도 퇴출기업은 사업보고서 제출이 끝나는 3월 말 이후에나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지만, 부실기업을 상시로 퇴출할 수 있는 '실질심사제도'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연초부터 퇴출 대상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거래소는 밝혔다.

실제 지난해엔 3월 말까지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한 기업은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한 아이레보와 HK저축은행 등 2곳에 불과했다.

여기에다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임박하면서 퇴출로 내몰리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난 19일 아구스가 감사의견 '거절' 사유를 받은 것을 비롯해 지난 22일에는 메카포럼이 같은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만 해도 14개를 기록했다.

이달 말 감사보고서 마감이 되면 감사의견 '거절'이나 보고서 제출 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갈 종목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이처럼 감사보고서 제출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감사의견 '적정' 보고서를 낸 기업은 안도심리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했지만,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은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동반 급락했다.

액티투오가 감사보고서 제출이 늦어지면서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한 것을 비롯해 오페스, 사이노젠, 인네트 등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들은 하한가를 피하지 못했다. 유퍼트와 제넥셀은 감사의견 비적정설까지 제기되면서 하한가로 밀렸다.

이와 함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더라도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은 약세 흐름을 피해가지 못했다.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에 신규 지정된 지앤이(-14.79%)가 5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엘림에듀(-3.51%), 뉴로테크(-1.72%) 등 관리종목에 새로 편입된 종목들은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부실기업일수록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인 3월 말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며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업무가 몰리면서 단순히 외부 감사가 실제로 지연되는 기업도 있으나, 미제출기업 가운데 퇴출 사유가 발생하거나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