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저 금리 불구 가계 이자비용 사상최고
지난해 사상 최저금리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이자 비용은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한 데다 금융기관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이자 비용은 6만6981원으로 연간 80만3772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보다 3.1%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기간 소득증가율(1.5%)의 2배가 넘는 액수다.
연도별 이자비용은 2005년 4만8177원에서 2007년 5만4497원, 2008년 6만4939원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이자 비용은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3년에 비해 52.9% 증가한 것이다.
가계의 이자가 이처럼 불어난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 속에 부동산 가격 상승과 맞물려 가계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예금취급기관+기타금융기관) 잔액은 지난해 말 691조9966억원으로 2008년 말(648조3272억원)보다 43조6694억원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1년 전보다 8.75%(8조7000억원) 늘어나면서 대출증가를 주도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췄지만 금융권의 금리가 그만큼 낮아지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은 기준금리는 2008년 10월 연 5.25%에서 2009년 2월 2.0%로 3.25%포인트 떨어졌으나 예금은행의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1년간 1.5~1.9%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한편 통계청 작성통계를 토대로 지난해 전체가구의 이자비용을 추산하면 9조8703억2016만원으로 10조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통계청 가계 동향에서는 1인가구나 농어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사업상 목적의 가계대출, 수익목적의 건물임대를 위한 가계대출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모두 반영하면 가계의 이자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이자비용은 사업체 조사 등에 반영되는데 이런 부분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 은행의 가계 대출이 409조5040억원, 평균금리가 신규취급액 기준 연 5.73%, 잔액 기준 연 5.43%였다는 점으로 미뤄 이자비용이 20조원에 이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141조2325억원, 보험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 141조2300억원의 이자비용까지 추가하면 이자비용이 30조원을 넘어선다고도 볼 수 있다.
<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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