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탄' 부족땐 연말 위기 올수도

2008. 9. 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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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스와프시장 100억 달러 투입… 일단 진정

정부가 외화자금(스와프)시장에 100억달러를 투입키로 한 것은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난이 그만큼 심각한 상황임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금융기관들이 오버나이트(하루짜리 차입)로 연명하는 상황에서 외화결제자금 수요가 몰리는 월말을 맞으면 심각한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외화유동성 관리 본격화할 듯=정부의 상황인식은 이날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신 차관보는 "이번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굉장히 커지면서 채권시장에서는 단기화 현상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타격이 가장 큰 부분이 외화유동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달러 조달난의 장기화에 대비, 외화차입보다 경상수지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용경색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인 만큼 국제수지 관리를 통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23일과 25일에 이미 외화자금 시장에 각각 10억달러와 25억달러를 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효과가 미미하고 외화자금 시장의 상황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날 대대적인 개입에 나선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번 달러 유동성 공급 조치와 함께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자금 시장 경색도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과는 미지수=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은행 최영한 부행장은 "정부의 이번 개입으로 급등하던 단기외화자금 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았으며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정부가 투입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신용상 선임연구원은 "외국계 은행 지점이 본점에서 빌려온 부채와 환헤지를 전제로 빌려온 자금 1600억달러를 제외하면 현 외환보유액 2500억달러 중 약 800억달러만이 가용 외환"이라며 "지금처럼 시장 변동성이 큰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면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송재은 연구위원은 "외화 장기조달이 개선이 안되면 결국 그 여파가 기업에까지 미쳐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해 투자가 줄어드는 등 실물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선물 정미영 리서치팀장은 "일단 이번 고비는 넘길 수 있겠지만, 글로벌 신용 경색으로 외화 조달 환경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연말 결산 등을 앞두고 외화자금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올 11~12월 심각한 달러 기근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화자금시장과 외환시장

외화자금시장(스와프시장)은 은행 같은 금융기관들끼리 외화를 '교환(swap)'하는 시장이다. 거래는 외화를 되돌려주는 것을 전제로 이뤄진다.

1개월물, 오버나이트(1일물) 등은 되돌려주는 기간에 따라 상품을 구분한 것이다. 반면 외환시장은 달러 등 현물을 직접 사고 파는 시장이다.

<박병률·김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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