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에 온 해고통보 문자에 신혼부부는 울었다

2010. 5. 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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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백지현 기자]문자 한통이 신혼부부를 울렸다.4월 30일 방송된 SBS '큐브'에서는 '해고 문자메시지, 당신이라면 어떻게?'라는 주제로 한밤 중에 받은 문자 한통에 막막해진 한 젊은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4월 12일 오후 11시 30분. 박주홍(26)씨는 한밤 중에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6년간 꾸준히 다니던 직장에서 날아온 해고 메시지였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부모 생각해 열심히 다닌 직장이었으나 이렇게 하루 아침에 해고된 것이었다. 그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문자메시지는 '도급계약이 해지돼 내일부터 근무하지 않으니 출근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돼 있었다.

소아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대신해 돈을 버는 엄연한 가장이었는데 박주홍씨는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해졌다. 박주홍씨와 같은 메시지를 받은 사람만 약 200여 명이었다. 그들은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은 이원경(33)씨는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 1백만원 남짓한 월급이 끊기게 되자 그는 아내될 사람을 볼 면목이 없었다. 남들은 가장 행복하다는 결혼식장에서조차 그는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충격을 받을 아내에게 이런 소식을 전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렇게 이원경씨는 신혼여행을 떠났다.

신혼여행을 마치고 온 부부에게 이원경씨의 친구가 조심스레 아내에게 입을 열었다. 그는 "미안한 이야기인데 회사 사정이 좀 안 좋아서 부당해고를 당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원경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어 쉽게 말을 못 꺼냈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놀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박주홍 이원경씨가 있던 버스회사는 정규직 700명을 뽑으며 비정규직 210명을 해고했다. 버스회사의 협력업체 측은 "사장님이 방금 폐업신고 하러 갔다. 우리도 좀 도와달라"며 제작진에 호소했다. 버스회사 측은 "새로 필요한 계약직은 해고된 협력업체의 직원 가운데 일부를 채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나 더 추가적으로 뽑을 예정인가"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그건 정확하게 말씀 못 드린다"고 답했다.

백지현 rubybaik@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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