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자 2년새 13만명 줄어..여성이 더 심해

2010. 6. 20.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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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정부 7대정책 중간점검 / 일자리 창출◆

#1.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한국과 그리스 경기가 열린 지난 12일 아침. 서울역에는 무거운 가방을 짊어진 학생들로 가득했다. 이들은 서울 7ㆍ9급 공무원 임용시험에 지원한 지방 수험생들로 서울시가 제공한 KTX 특별열차에서 내린 뒤 72개 시험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임용시험 경쟁률은 154대1에 달했다.

#2. 코레일 측이 4월 말 실시한 인턴사원 채용에는 500명 모집에 무려 1만3733명이 응시했다. 경쟁률은 27.5대1, 응모자 가운데 대졸 이상 학력이 79%를 차지했다. 인턴사원 가운데 100명만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으니 실질 경쟁률은 100대1을 넘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부터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제시했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물은 이처럼 미흡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5월 고용동향에서 밝힌 20대 공식 실업률은 6.3%였다. 2년 전 6.9%에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7.6%까지 높아졌다가 이번에 낮아졌다.

그러나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조어에서 보듯 이런 수치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명박 정부 2년 동안(2008년과 2010년 5월 비교) 20대 취업자는 12만9000명 줄었으며, 이 중 여성이 73%를 차지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0대 취업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면서 "기업이 대학 졸업생보다 경력자 채용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계속 고용사정이 악화되면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잠재성장률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신설하고 각종 일자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부처 간 중복된 정책이 많고, 의견 차이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인 셈이다.

실제 한 경제연구소가 최근 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 일자리 대책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다.

정책이 구직자 피부에 와 닿지 않고 기존 정책을 재탕, 삼탕한 게 많은 이유에서다.

일자리 창출의 양적 성과가 강조되면서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나온 대책을 보면 금세 드러난다. 지난 1월 첫 번째 회의에서 2월 말까지 민간 고용중개회사를 주축으로 한 고용정보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은 10월로 미뤄졌다.

이공계 석ㆍ박사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정부가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가 2월부터 시행됐지만 중소기업에 들어간 석ㆍ박사는 한 자리 숫자에 불과했다.

정부 일자리 대책의 핵심인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대부분은 도우미와 시간제 강사다. 연봉이 1000만원도 안 되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고용안정성도 낮아 정부가 얘기하는 '괜찮은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이렇게 정부 일자리 대책에 대한 현장 반응은 싸늘하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청년인턴제ㆍ전문인턴제와 신규 채용 시 법인세 감면 등도 임시변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기 안산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을 하면 법인세를 깎아주기로 했지만 중소기업이 300만원 세제 혜택을 보기 위해 연봉 2000만원을 줘야 하는 직원을 새로 채용하겠느냐"며 "정부가 현장과 괴리된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국가고용전략회의를 보면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이벤트성 행사'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각 부처는 임시 일자리 방안만 가져와 생색 내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형남 미래노사발전연대 이사장은 "국가고용전략회의는 정부 시스템을 고용 친화적으로 개편해 고용 없는 성장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만 기자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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