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금융전산망]농협 모든 전산망 파괴 노린 범행 동기 '아리송'

박재현 기자 2011. 4. 1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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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커지는 '전산망 장애'

"죄송"

이재관 농협중앙회 전무이사가 18일 서울 충정로 농협 본점에서 열린 전산장애 사태 중간 브리핑을 마친 뒤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농협 측은 이번 사고가 "동시다발적으로 모든 서버를 공격하는 명령어가 실행돼 해킹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오로지 농협 전체 전산망을 파괴하는 데 목적을 뒀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누가, 왜 이런 테러를 자행했을까. 농협 측은 내부인 소행 가능성을 점쳤다.

김유경 TF팀장은 18일 "명령어 조합은 서버의 내부적인 커널(핵심부)과 네트워크 방호벽을 모두 꿰고 있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삭제 명령이 최고 권한을 가진 사람만이 내릴 수 있지만 "직위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즉 고도로 훈련된 엔지니어가 개입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내부에서 이런 테러를 감행할 동기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농협은 "최근 IT분사 과정에서 해고 또는 기타 불이익을 당했거나 그런 위기에 처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결국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명령어를 실행한 방식은 검찰 수사결과, 키보드에 의한 조작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가능성은 다양하다. 해킹을 했거나, 누군가 USB나 인터넷망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심어놨을 가능성도 있다.

공격 대상은 농협의 모든 전산망을 대상으로 했다. 김 팀장은 "삭제 명령어가 중개(IBM) 서버에 국한된 게 아닌 전 서버를 공격한 흔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명령어가 실행되면서 중계 서버를 먼저 공격했고 이와 연동되는 백업서버도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중계 서버부터 공격을 당했을까. 김 팀장은 "추정이지만 계획한 쪽에서 임의로 선택한 부분이 중계 서버가 된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본 시스템은 2·3중의 방어장치가 있어서 내부인도 접근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업시스템까지 뚫린 이유에 대해 김 팀장은 "백업시스템은 실시간 백업을 실시하는데 오작동에 의한 명령과 정상 명령을 구분하지 못했다"면서 "삭제 명령이 악의적으로 배포된 경우 동시에 삭제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명령어 실행 초기 모든 서버를 다운시켰기 때문에 금융정보 등 원장이 담긴 주 서버에는 피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중계 서버에 남아 있는 카드 거래내역 정보 일부는 사라졌다. 이로 인해 현재 인터넷을 통한 카드 결제, 가맹점 대금 입금 채움카드 발급·재발급, 모바일 현금 서비스 등이 제한된 상태다. 카드대금 납부 뒤 자동으로 재설정돼야 하는 이용한도액 재설정과 발급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어 농협은 "전산장애가 일어난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입금이 지연된 카드 액수는 총 577억7800만원이며 건수도 총 7만3500건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 측은 디스크 백업이나 일정 주기마다 테이프에 자기정보를 기록해 물리적 기록은 남아 있기 때문에 거래내역 복구는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구 완료를 오는 22일까지 추진하겠다고 농협은 밝혔다.

현 상황에서 이들 외 어느 정보가 손상됐는지는 알 수 없다. 농협 관계자는 "복구 과정 중 확인할 자료가 4억2000만건 정도"라면서 "복구가 완료된 다음에야 정확한 손상 정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박재현 기자 parkjh@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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