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워크아웃 건설사들] 주택사업 매달리다 PF대출·미분양에 직격탄

입력 2010. 6. 25. 15:57 수정 2010. 6. 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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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기업 구조조정 ◆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될 16개 건설사가 발표되자 건설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6곳 가운데 5곳이 시공능력평가 50위권 업체인 데다 상장사인 성지건설이 퇴출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음에 따라 충격파는 더 컸다.

C, D등급을 받은 16개사는 대부분 주택사업을 주로 해온 건설업체다. 이들 건설사의 좌초 원인은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지방 미분양아파트, 미입주로 인한 유동성 악화 등을 꼽을 수 있다.

◆ 성지건설 결국 퇴출

= 두산가(家) 박경원 부회장이 대주주인 성지건설이 신용도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결국 퇴출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 회사는 시공능력평가 69위로 지난 1969년 설립됐다. '형제의 난'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2008년 2월 인수했으나 박 전 회장이 지난해 11월 별세함에 따라 장남인 박경원 씨가 경영을 맡았다.

성지건설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민간투자사업(BTL)에 주력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신규 수주가 신통치 않았다. 서울 여의도 '파크센터' 오피스텔 미분양 등의 악재가 겹치며 유동성 위기가 심해졌다. 지난해에는 825억원의 영업손실과 11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도 469%에 달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풍성주택은 '신미주'라는 브랜드로 판교, 동탄 등 신도시에서 주로 아파트 사업을 진행해왔다. 2007년에는 판교 PF 복합단지 '알파돔시티'의 사업자로 지정됐다. 금광건업은 '포란재' 브랜드를 앞세워 서울, 수도권 위주로 주택사업을 해왔다.

금광기업은 시공능력평가 46위로 주로 토목공사를 하는 호남 대표 종합건설사 가운데 하나다.

◆ 26위 벽산도 워크아웃 대상

= C등급을 받은 건설업체 가운데는 시공능력평가 26위인 벽산건설이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벽산건설은 1958년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해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중견기업. '블루밍'이라는 브랜드로 주택사업을 활발히 전개했을 뿐 아니라 토목, 건축사업 부문도 갖고 있다.

벽산건설이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것은 부산지역에 떠안고 있는 미분양과 대규모 아파트 공사로 인한 자금 악화가 주원인이다. 올해 하반기 입주가 예정된 가구는 총 6000가구로 공사비는 대부분 투입됐으나 분양대금의 30~40%에 해당하는 잔금은 입주시기에 회수가 가능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 또한 5570억원에 달하는 PF 지급보증이 재무구조를 악화시켰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38위에 이름을 올린 남광토건은 신동아건설, 청구와 함께 김포 신곡지구에서 추진하던 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재무부담이 커졌다. 토지 매입 단계에서 금융권으로부터 추가 자금이 지원되지 않으며 발목이 잡힌 것. 지난해 말 기준 PF 보증액이 1조5300억원에 달한 남광토건은 결국 25일 C등급(워크아웃)을 받게 됐다.

신동아건설(31위)은 지난해부터 수도권 대규모 사업장의 잔금 회수가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그러나 올해 초 일부 미분양 아파트를 이관하면서 부채비율을 크게 줄여 재무상황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어 충격이 더 크게 다가왔다.

회사 관계자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3000여 가구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면서 7500억원의 PF를 받았는데 공동사업자 측인 남광토건마저 자금난에 빠지면서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 가장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 PF 직격탄ㆍ거래침체 발목 잡아

= 건설사들을 가장 옥죈 것은 역시 대규모 PF 대출의 늪이었다. 여기에 거래침체도 건설사들의 생존을 위협했다. C등급을 받은 한일건설은 대형 시멘트회사인 한일시멘트의 계열사로 2009년 기준 시공순위 39위의 중견업체다.

한일건설은 2007년부터 '베라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인천 청라지구와 제주도 등에서 분양사업을 해왔으나 분양을 앞둔 사업장의 PF 대출 규모가 워낙 커 발표 전부터 구조조정 명단에 오르내렸다.

한일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관저동과 경주 용화동 아파트 용지의 PF 대출 총액이 3월 말 기준 1조원에 달한다.

C등급을 받은 제일건설은 전북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로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 순위 71위의 중견건설사다. 지난 1988년 4월 설립돼 아파트 건립을 주력사업으로 키워왔다. 지난해 매출 1520억원, 영업이익 47억9600만원을 거뒀다. 대표 아파트 브랜드는 '오투그란데'다.

[심윤희 기자 / 이은아 기자 / 이지용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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