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왜 지금·왜 재할인율' 선택했나

김윤경 2010. 2. 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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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늦기전에 출구전략 시동..경기회복 견조 자신감

- `재할인율 인상`이 충격 적어..상황보며 출구전략 판짜기

- 지준부리율 인상은 재무재표상 부담

[이데일리 김윤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재할인율(discount rate) 카드를 내놨다. 가능한 시나리오이지만 미처 예상하지는 못했던 까닭에 시장은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미국의 출구 전략(Exit strategy)이 드디어 광범위한 차원에서 개시됐다고 보는게 맞는 것일지, 아니면 연준이 톤 다운하고 있는 것처럼 이례적이었던 통화 완화 조치의 정상화 과정으로만 낮춰 해석해야 할 지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은 일단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연준은 왜 재할인율을 먼저 인상한 것일까. 그리고 현 시점이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 왜 지금인가.. `더 늦기 전에`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일반 시중은행에 긴급 단기자금을 대출할 때 적용하는 금리인 재할인율을 현행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으며 이는 19일부터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 벤 S.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뉴욕 증시는 마감된 상황이라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곧바로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 & P)500 등 지수 선물이 하락했고, 달러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채권 가격도 떨어졌다.

벤 S.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11일 하원 청문회 용으로 제출한 통화정책 증언 자료, 그리고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강했던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이어 이번 조치가 나왔다는 점이 일단 주목되는 포인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는 옵션 만기일인 19일에 재할인율 인상 시점을 맞춘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연준이 `더 늦기 전에` 시장에 긴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하고 있다는 신호를 주어야 하고, 줘도 된다고 판단한 것이란 분석은 가능하다.

바꿔 말하자면 연준은 재할인율 인상으로 광의의 출구 전략에 시동을 걸어도 된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제조업 등에서 경기 회복세가 견조해졌고, 따라서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0~0.25%)에 두더라도 재할인율 인상을 통해 통화량 흡수를 해 시중 금리가 오르게 되어도 모기지 시장 등이 이 충격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의 미 국채 매도에서 보듯 미 국채 시장과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더 늦지 않게 바로잡자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왜 재할인율 카드썼나.. 충격 미미해 반응보며 출구전략 판짜기

그렇다면 연준은 왜 재할인율 카드를 썼을까.

자연스러운 수순이긴 하다. 버냉키 의장은 출구 전략을 유동성 흡수로 시작해서 금리를 인상하고 모기지 증권(MBS) 같은 자산을 매각하는 수순으로 진행하겠다고 운을 뗀 바 있다. 그러니까 먼저 유동성 흡수를 위해서 재할인율 인상에 나선 것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준부리율 인상에 먼저 나설 것이라고 관측해 왔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지난 해 12월 "연준이 지준부리율을 높이게 되면 대출 이자율을 높이게 되며, 결국 순차적으로 대출에 대한 수요를 줄일 수 있게 된다"며 효과를 설명한 바 있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다. 그 밖에 현재 뉴욕 연준이 테스트를 거친 역환매조건부 채권매매(역레포)나 단기 예금제도 등의 조치들도 가능하다. 관련기사 ☞버냉키 출구전략은 어떤 시나리오?연준이 재할인율 카드를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뽑은 것은 그만큼 시장에 미칠 충격파가 적을 것이라고 봤을 수 있다.

재할인율은 은행이 자금 시장에서 자금을 구하지 못할 경우 연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내는 일종의 패널티성 금리다. 따라서 은행들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도 연준이 열어놓은 재할인 창구를 거의 활용하지 않아 왔다. 괜히 재할인 창구를 이용해서 어려움에 빠져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토러스증권 공동락 채권 애널리스트는 "거의 활용되지 않는 재할인율 인상을 통해 가능한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했다"며 "이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또는 출구전략 가동을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수행해 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한창 시장이 관심을 갖던 지준부리율 인상이 별 효과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준부리율을 인상하거나 재할인율을 인상하는 것이나 모두 시중 통화량을 흡수한다는 점에선 같지만, 재할인율 인상과 달리 지준부리율 인상의 경우 연준의 재무제표를 늘린다는 점이 부담됐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주가 선물 하락 등의 시장 반응은 다소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미국 포트폴리오 전략부문 헤드인 배리 내프는 "재할인율 인상은 3월 FOMC에서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었다"면서 "전체적으론 금리인상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쪽도 있다.

글로벌 포렉스 트레이딩의 캐시 리엔 디렉터는 "연준은 이번 조치로 통화 정책의 전망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행동이 말보다 크다"며 "다음 번 FOMC에 앞서 통화 정책의 정상화가 이뤄진 것은 연준이 통화 긴축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며 매파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모간스탠리의 금리 전략부문 헤드 짐 캐런도 "때때론 인식하게 되는 것이 실제가 되며, 그래서 금리가 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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