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안정모드'..쑥스러운 위기설

김규성 2009. 3.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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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원대 턱밑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로 '3월 위기설'에 휩싸였던 외환시장이 언제 그랬던 듯 안정세로 돌아섰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71.0원으로 마감하자 외환시장 안팎에서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불안감이 다소 해소된 데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수억달러 규모로 조달에 성공하는 등 외화유동성 경색도 해갈될 조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3월에 위기가 온다'는 위기설은 기우로 끝날 수 있지만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침체로 이미 전이됐기 때문에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와 금융시장은 언제든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외화사정 호전, 역외도 달러 팔아환율이 1400원대로 떨어진 이날 장중 최저가는 1465원이다. 외환시장에 달러 매물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로 달러 환전 수요가 사라졌고 역외에서도 달러 매도가 잇따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역외에서도, 수출업체들도 달러를 쏟아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차적으로 미국 뉴욕 증시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뉴욕 증시는 씨티그룹의 실적호전 등으로 급랭했던 시장심리가 완화되면서 급등했다.

특히 유동성 우려가 제기됐던 GE그룹의 금융자회사 GE캐피털이 80억달러를 조달했다는 소식이 금융시장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 연구위원은 "전일 미국 증시의 급등은 최근 과도한 하락에 대한 반발 매수 유입 성격의 반등, 씨티의 실적 자신감 회복, 다우지수의 경우 바닥권에서 비교적 대량 거래가 수반되며 반등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무역수지 흑자가 커지고 은행들이 속속 외화차입에 성공한 것도 외환시장 안정에 지속적으로 일조했다. 우리은행 등에 이어 경남은행은 이날 3년 만기로 1억달러를 조달했다.

금융권에서는 "일부 외신이 국내 경제여건을 실제보다 불리하게 보도하고 각종 악재가 맞물리면서 '3월 위기설'이 대두됐다"며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 대응으로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심리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 안정, 갈길 여전히 멀다최호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고 국내에서도 원화가치가 급등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불안이 실물로 전이된 것이 지표로 확인되는 기업실적 발표 등에 따라 또다시 불안해질 여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비록 최근 반등했던 금리는 다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신용 스프레드도 계속해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히지만 국내 신용위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신용위험척도로 사용되는 5년 만기 외평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주 4.65%까지 상승했으나 이번 주 들어 4.50% 선으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쳤다.

더구나 시중은행들이 해외 조달에 잇따라 성공하고는 있지만 조달 규모가 작고 은행간 거래인 것도 부담이다.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해외채권발행을 통한 '공모'형태로 수십억달러를 조달한 경우는 국책은행을 제외하고 시중은행 중에서는 아직 없었다.

다만 주가, 환율, 금리 등이 모두 일시에 안정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움직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씨티의 실적 호전 소식과 함께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시가평가 회계제도 개선 시사, '업틱룰(Uptick rule)' 한달 내 개정 등은 금융기관의 손실부담을 완화하고 증시에 우호적인 제도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2차 금융위기 불안감 진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김태경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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