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대기업 공격하는 한나라 vs 부글부글 끓는 재계

조의준 기자 2011. 6. 2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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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유세장, 대기업 비판 후보에 가장 큰 박수

지난 25일 경남 창원 에서 열린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유세에서 소장파 후보인 남경필 의원이 "(등록금정책 등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정말 오만하고 탐욕스럽다. 재벌들 얼마나 잘 나가냐. 그것 때문에 중소기업이 힘들다. 그런데 (대기업들은) 자기 기업 자기 가족만 챙긴다"고 말해 가장 큰 박수를 끌어냈다. 당 관계자는 "경남에 연고가 없는 남 후보의 연설에서 갑자기 큰 박수가 터져 놀랐다"고 말했다.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이 최근 대기업에 공세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 배경엔 최근 이마트에서의 싼값 피자 판매 논란이나 오너 일가 소유의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회사들의 사업 확장 등에 대한 자영업자나 서민들의 반감(反感)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당 관계자들의 전했다. 전당대회 연설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당원들의 반응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대기업들이 경계령을 내린 곳이 바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다. 보통 경제통이 맡는 정책위의 지휘봉을 판사 출신인 이주영 의장이 쥐면서 '경제 정의'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정책위의 정진섭·김성식 부의장은 운동권 출신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인 법인세 추가 감세에 브레이크를 건 데 이어 요즘엔 대기업 오너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재산 증여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리고 있다.

당 정책위는 최근 대기업 계열사들의 MRO사업의 무분별한 시장 확장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고,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세습을 막을 수 있는 법령 개정안들을 준비하고 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대기업 손봐주기가 아니라 동반 성장을 더 강조하자는 것"이라면서도 "특히 대기업이 오너 일가 소유의 계열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사실상 부(富)의 편법 증여를 하는 것은 경제 정의와 어긋나기 때문에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조정제도'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세금 없는 부의 세습을 막아야 막고, 중소기업을 보호하자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라고 했다.

정책위가 대기업과 고도의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 마이크를 잡고 대(對)국민 선전전에 앞장서는 그룹이 소장파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최근 반값 등록금정책 등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당 소장파들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이번에야말로 대기업의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재벌이) 북한의 세습체제를 능가하는 세습 지배구조와 문어발식 족벌경영 등으로 서민 경제를 파탄 내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벌 개혁은 한나라당이 '부자 정당'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정책위와 소장파가 주도하는 대기업 비판이 당심(黨心)을 흔들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도 최근 "재계가 (감세 철회와 반값 등록금 등에 대해)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 많은 국민들의 뜻에 기초해서 추진하는 정책이라는 점을 재계는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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