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모럴해저드 심각.. '위험수위 달했다'

구경민 2010. 7. 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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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 김현정 기자] 일부 펀드매니저들의 시세조작에 이어 대형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의 대형주 투매 현상이 빚어지면서 업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조사나 징계를 미루고 있는 금융당국 역시 늑장 대응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0.86% 수준으로 소폭 하락한 지난 2일 LG화학과 제일모직, 삼성전기 등 대형 우량주들은 5∼7%대 급락현상이 발생했다. 이들 종목은 실적개선과 성장성이 높아 최근 조정장세에서도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다른 종목에 비해 조정을 받지 않아왔던 우량주에 속한다.

주가 하락의 뚜렷한 원인이 없는 이들 종목의 급락은 대형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투자자문사들의 잇따른 투매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운용사에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그간의 주도주를 매도하자 주가하락에 따른 단기수익률 악화를 우려한 자문사가 가세, 주가 급락을 키워 시장 혼란이 가중됐다. 투자 손실은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특히 올해 들어 랩어카운트로 몰린 자금 덕에 몸집을 불려 영향력을 키운 자문사들이 기존 운용사들의 매매패턴에 합세,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는 확률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금융감독원의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 계약자산 규모는 지난해 3월 말 13조3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에는 22조원을 넘어섰고 5월 말에는 27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특정 종목에 대해 공통된 매매 흐름을 보일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급락시키기에 충분한 규모다.

하지만 이처럼 일부 종목이 아무 이유 없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금융당국은 별다른 대응책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랩어카운트 감독을 강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을 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랩 어카운트를 통한 투자금액이 급증하고 있어 건전한 자산관리수단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감시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랩 어카운트의 이상과열 투자쏠림이나 증권사의 불건전영업 행위 등이 포착될 경우 기획검사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랩어카운트 시장이 더욱 확대될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펀드 시세 조작에 나선 펀드매니저들은 엄하게 다스려 간접투자 시장의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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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김현정 기자 alpha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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