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주총'.. 알앤엘 4만주 보유주주 '문전박대'

박원익 2010. 3. 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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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측 "시간 늦으면 주총장 입장불가"

- `회사측 조치 법적 근거없어` 지적도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강원도 봉평에 거주하는 A씨는 꼭두새벽인 4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벽 일찍 출발해야 서울에서 열리는 투자기업 주주총회에 늦지 않고 도착할 수 있기 때문. A씨가 발걸음을 재촉해 서울 주주총회장에 도착한 시간은 9시5분. 그러나 A씨는 주총장에 입장할 수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9시에 주주총회가 시작인데 시간이 넘어 입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A씨가 투자한 기업은 국내 바이오 대표업체 알앤엘바이오(003190). 알앤엘바이오는 이날 정기주주총회에서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이들이 소액주주 중 일부를 주주총회장에 입장시키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알앤엘바이오의 주총장소인 중앙연구소 대회의장은 9시가 되기 전부터 어수선했다. 직원들은 주주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정족인원수와 주식비율을 계산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더니 9시 정각이 되자 여러 주주들이 대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총장의 문을 굳게 걸어잠갔다.

A씨 외에도 많은 주주들이 주주총회 예정시간인 9시를 조금 넘겨 주총장소에 도착했다. 주주들은 연구소가 위치한 가산디지털단지에 건물이 워낙 많아 길을 찾기 어려웠고, 정확한 장소가 공지되지 않아 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으나 회사측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주총장소 앞을 지키고 있던 직원들은 `주주총회 시간에 늦으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늦었으니 돌아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그냥 들어가서 이야기라도 좀 들어보겠다는 주주들의 말은 완전히 무시됐다.

상황이 이렇게 주총장 앞을 지키고 있던 일부 직원들과 주주들간의 실갱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몸싸움도 벌어졌다.

알앤엘바이오 주식 4만주를 갖고 있다는 한 투자자는 "회사의 주인인 주주가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게 말이되느냐"며 "다른 주주총회장도 많이 다녀봤지만 조금 늦었다고 못들어가게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투자자 역시 "설명회때 흑자니 사우디 수주니 이런 말만 하다가 주주들 뒤통수 치더니 왜 못들어가게 하는지 이해 못하겠다"면서 "해명을 듣기 위해 왔는데 이런식으로 출입을 차단하는 건 주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원활한 주주총회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총장에 늦으면 원래 입장할 수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한 법무법인의 관계자는 "주총이 성회된 이후라도 주주들의 입장을 막을 수 없다"며 "전혀 근거가 없는 조치로, 주주총회 무효 소송이 걸릴 수 있는 수준의 행위"이라고 설명했다.

알앤엘바이오는 지난 23일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 결과 작년 순이익 5억원이 적자 180억67000만원으로 둔갑한 바 있다. 이때문에 당일 주가가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는 등 주주들의 불만감이 팽배해진 상황이다.

▲ 알앤엘바이오 주총장. 주주들과 직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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