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中·日과 싸우며 5조 이익 냈는데..

오동희 기자 2010. 7. 29. 07: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경쟁사 물리치고 반도체·LCD서 승리, 협력사 단가인하로 달성하기엔 '너무 큰' 규모]

'친서민'을 표방한 정부의 대기업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이익 5조원을 놓고 말이 많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오는 30일 공식 발표되는데 이달초 추정치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공개되면서 협력사 배려 여부에 주목하는 이들이 나타난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실적가이던스(IFRS 연결기준)를 통해 2분기 매출을 37조원, 영업이익은 5조원으로 제시했다. 당시만 해도 이는 미국 최대 IT기업인 HP의 2분기(1~3월) 영업이익 31억 달러보다 32% 많은 규모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톱 IT기업으로 자리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실적호전은 미국과 일본·중국·독일·대만 경쟁기업들과 '생존게임'에서 승리한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부문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반도체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대략 2조5000억~2조7000억원대로 전체의 절반을 넘고, LCD사업부문도 7000억원대로 보이는데 협력사의 단가인하로 얻을 수 있는 규모는 아니라는 것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공정은 선도적인 기술개발과 생산성 혁신을 통해 후발기업보다 1년가량 앞섰고, LCD의 수율도 경쟁기업보다 상당히 높다. 일부 부품이나 장비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익의 축은 반도체 미세회로 공정을 통해 원가절감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40나노공정에서 30나노공정으로 전환해 경쟁기업보다 한발만 앞서도 생산성이 30~50%가 좋아지고 이를 이익으로 거둬들인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중소 협력업체에 덜줘 삼성전자의 이익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은 협력사와 함께 장비국산화를 실현하고 이를 통해 투자부담을 줄이는 한편 협력사의 수출도 돕고 있다.

삼성과 LG, 하이닉스 등에 장비를 납품하는 중견기업 대표는 "솔직히 말해 수요기업(대기업)들이 20~30%씩, 만족할 만한 이윤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이는 전세계 어느 수요기업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누가 비싸게 사주겠느냐. 특히 미국 I사나 대만 A사 등은 국내기업들보다 단가 인하압력이 더 강하다"며 "중견기업들도 단가인하 요구에도 견디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외국기업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장비를 구매할 것처럼 가져다쓰고는 임대비용 등도 전혀 주지 않고2~3년 쓰다가 장비를 되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LCD·휴대폰·디지털미디어·생활가전 등의 사업부문으로 이뤄져 있다. 그 가운데 휴대폰 등 일부 부문은 올 2분기에 만족할 만한 수준의 실적을 올리지 못했고, 관련 협력사들도 비슷한 처지로 알려졌다. '5조원 영업이익'에 대한 체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고, 동시에 모든 협력사에 균등한 수혜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대목이다.

기업인들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을 '죄악'으로 여긴다. 이 때문에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이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협력사에 많은 몫을 떼줘 적자를 내는 것이 아닌 것처럼 협력사의 단가인하를 통해 대규모 흑자를 내는 기업도 없다는 것은 기업인들에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협력사가 견실하지 못하면 수요 대기업도 튼튼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MB 대기업 압박에 장관들 전방위 공조

최경환 장관 "대기업 납품 공정거래 문제많다"

전경련의 고언 "정부-정치권 50년 비전 마련해주길"

[현장+]전경련 제주포럼 개회사 긴급 수정한 이유는

▶ (머니마켓) 성공투자의 지름길 '오늘의 추천주'

▶ (머니마켓) 오늘의 증권정보 '상승포착! 특징주!'

▶ (머니마켓) 휴대폰으로 받는 특별한 투자 코치! '모바일익스프레스'

오동희기자 hunte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