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입력실수? 美증시 공포의 2시40분

뉴욕=강호병특파원 2010. 5. 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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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선물/ETF 주문실수→PR주식매도→지수하락→공매,손절매?]

"순식간에 어뢰처럼 닥쳤다. 아수라장이 됐다"헤지펀드 'T3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 책임자 스콧 레들러는 자신이 경험한 패닉의 순간을 월스트리트 저널에 이같이 전했다.

6일(현지시간) 오후 2시40분부터 20분간 뉴욕증시는 규모 10 지진을 만난 듯 강렬한 폭락을 경험했다. 이날 장중 낙폭은 다우지수가 22%가량 급락한 87년10월19일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다. 다우지수 포인트로는 사상 최악의 하루였다.

패닉 절정시간인 오후 2시45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대비 997.21포인트, 9.2% 폭락한 9869.62에 이르렀다. 오후 2시30분 1만596이었으니 15분간 726포인트가 수직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후 15분간 급한 저가매수가 들어오면서 3시경 만475선을 회복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오후 2시45분 전날 종가대비 최저 216.5포인트, 9.0%떨어진 2185.7로, S & P500지수는 100.4포인트, 8.6% 급락한 1065.79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다우와 마찬가지로 낙폭을 절반 이하로 줄인채 하루를 끝냈다. 오후 2시30분 이후 15분간 나스닥지수는 135포인트, S & P500지수는 66포인트를 날렸다.

지수선물이나 ETF 주문실수설 유력하게 거론

이날 패닉은 20분간 굵고 짧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패닉과 다르다. 아직 추측만 무성할 뿐 확인된 것은 없지만 투매의 원인을 주문실수에서 찾는 견해가 많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씨티그룹 주문 창구를 통해 숫자가 잘못 입력된 대량 매도주문이 나왔다는 것이다. 몇'백만달러'단위로 주문을 낼 것을 몇'십억달러' 단위로 주문을 냈다는 것이다.

관련 주문실수는 IWD라는 러셀 1000 가치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e-미니 S & P500 지수선물과 관련된 아닌가 하고 현지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IWD는 이날 2시30분경 55.92달러에서 거래되고 있었으나 패닉과 더불어 최저 8센트로 99.9% 폭락했다. 가격과 매도량을 뒤바꿔 입력한 결과 IWD ETF나 S & P500 지수선물 팔자주문이 헐값으로 나오며 지수를 압박하고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진 현물주식을 팔려는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진 것 아니냐는 논리다.

지수와 연관된 거래는 프로그램으로 자동주문이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이상거래로 가격차가 크게 촉발되자 컴퓨터가 차익거래 주문을 와르르 쏟아냈다는 것이다.

관련한 거래를 중개한 씨티그룹은 "거래를 조사했지만 수상한 점은 발견못했다"고 말했다.로이터 통신은 관련 거래가 IWD ETF와 유력하게 관련된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과 CNBC는 지수선물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보도했다. 월스트리저널은 이날 실수로 잘못 입력된 규모가 160억달러로 e-미니 S & P500지수선물 규모와 엇비슷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P & G는 37%, 필립모리스 2달러로, 액센추어 1센트로 폭락

그러나 이같은 점을 고려해도 여전히 폭락을 초래한 단서는 미궁이다. P & G와 같은 특정종목이 왜 다른 종목에 비해 급락했는지 설명이 안되기 때문이다. 지수선물이나 ETF와 연관된 프로그램 거래는 대형 블루칩에 골고루 영향을 준다. 그러나 이날 다우구성종목인 프록터 & 갬블은 2시30분경 62.6달러에서 39.4달러로 37%폭락했다. 역시 다우종목인 3M도 2시30분 85.6에서 67.1로 22% 가량 주저앉았다.

다른 다우종목은 15분간 낙폭이 적었다. 아멕스 7.5%, 보잉은 10%, 휴렛팩커든는 13%, 셰브론은 9.1%, 맥도날드는 4.6% 마이크로소프트는 6.0% 홈디포는 7.3% 엑손모빌은 10.3% 하락에 그쳤다.

다우종목은 아니나 일부종목에서 IWD ETF처럼 가격이 90% 이상 폭락하는 이상거래가 나타났다. 이날 엑센추어는 오후 2시30분 41.8달러에서 거래되고 있었으나 15분후 단돈 1센트(페니)로 내려앉았다. 담배회사 필립모리스도 2시경 48달러에서 거래되다 2시45분경 단돈 2달러로 하락, 가격의 96%가 한순간에 날라갔다.

지수하락후 잇딴 손절매, 공매 붙은 듯..나스닥 일부 주문 취소

↑10일 패닉시간대 프록터 & 갬블 차트.

이날 패닉을 전후한 프록터 & 갬블 차트를 보면 폭락 무렵 매도로 추정되는 블록 트레이딩이 들어오다 거래가 실종된다. 워낙 급박한 순간이라 제대로 집계가 안됐을 수 있지만 손절매성 매도주문만 쏟아지며 매수호가가 실종된 순간이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초기의 폭락은 프로그램 주문 착오라 해도 그 이후 공매와 손절매가 따라붙으며 폭락이 가중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관련 담보부족으로 마진콜을 당한 헤지펀드에서 반대매매가 나왔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보유하고 있던 종목에서 주가가 급락, 담보가 부족해지자 한꺼번에 매도가 나왔다는 관측이다.

이날 나스닥은 문제의 시간대에 일어난 거래착오를 조사중이며 시장지수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변동한 일부 종목의 거래를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패닉 타임때는 마켓워치, 야후 파이낸스 등 일부 마켓 정보사이트도 검색 폭주로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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