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값 단군이래 가장 비싸다

2011. 1. 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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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돼지고기 값이 심상치 않다. 도매가격은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대형마트 등 그동안 잠잠하던 소매점에서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구제역이 확산돼 전국에서 돼지가 대량 살처분되고 도축 물량이 줄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난 결과다.

김욱 농협 서울축산물공판장 경매실장은 "요즘 돼지값은 '단군 이래 가장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자 정육점 등에서 재고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도ㆍ소매 할 것 없이 가격 상승= 이마트는 최근 삼겹살을 '상시 저가 품목'으로 지정해 지난해 12월부터 100g당 1380원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돼지고기 나머지 부위 가격을 모두 올렸다. 물량 부족 현상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목심(100g) 가격은 1800원에서 1860원으로, 앞다리와 뒷다리는 100g당 각각 1100원, 730원에서 50원씩 올렸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서도 목심(100g) 가격이 각각 1880원에서 2080원으로, 2050원에서 2280원으로 올라가는 등 돼지고기 주요 부위 가격이 상승했다.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삼겹살만 제외하면 대부분 부위가 오른 셈이다.

유통업계는 대형마트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사실은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한다. 15일 분량 돼지고기를 항상 저장하는 대형마트는 도매가가 오르더라도 소매가를 곧바로 올리진 않는다.

즉 돼지고기 공급 부족 영향이 업계 전반으로 퍼졌다는 뜻이다.

도매가격은 연일 고공 행진 중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7일 전국 돼지고기 지육(머리, 발, 내장 등을 제거한 고기) 도매가격은 1㎏당 6231원으로 13일 사상 최초로 6000원 선을 깬 후 계속 상승 중이다.

금융위기로 삼겹살이 소고기 대신 인기를 끌며 돼지고기 도매가가 5700원대를 기록했던 2009년 초보다도 높이 올라갔다.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해 11월 26일 3928원보다는 무려 59% 올랐다.

◆ 돼지 20% 살처분…공급 줄어 = 돼지고기 도ㆍ소매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가축 살처분이 이어지면서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8일까지 구제역 사태로 살처분된 돼지는 196만4436마리로 국내 전체 돼지 사육마릿수(약 998만마리ㆍ지난해 12월 1일 기준) 중 20%에 달한다. 돼지 5마리 중 1마리꼴로 사라진 셈이다.

지역 간 돼지 이동이 제한된 것도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 도축장들이 구제역 위험 지역(발생지 반경 3㎞)이나 경계 지역(반경 10㎞)에 포함돼 문을 닫아 구제역에 걸리지 않은 돼지도 유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돼지를 출하하려는 사육 농가가 있어도 도축장에서 '병목 현상'이 생겨 공급이 더 어려운 것이다.

◆ 설 이후가 더 고비될 듯 = 하지만 유통업계는 앞으로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설 명절을 맞아 '민족 대이동'이 펼쳐지면 구제역이 더 기세를 올리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가격이 한층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한 번 더 돼지고기 가격을 올릴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확보한 저장 물량이 일주일 사이에 20~30% 줄어 도매가격 상승분을 더 반영할 수밖에 없다"며 "목심 앞다리 등 부위별로 15~25% 가격을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동우 기자 / 차윤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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