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수억 올라도 못떠나요"..눈물의 재계약

송지유 기자 2011. 7. 2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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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기자][입주 2년 맞은 '반포래미안퍼스티지' 가보니…2444가구 대단지 전세 달랑 10여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사례1.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14㎡에 사는 A씨는 다음달 같은 단지 다른 동으로 전셋집을 옮긴다. 2년새 전셋값이 3억원 가까이 뛰어 할 수 없이 평수를 줄여 이사하는 것이다.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사도 고민했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남기로 했다. 전셋집 크기보다 우수한 교육·교통환경, 편리한 단지커뮤니티 등을 선택한 것이다.

#사례2. 같은 아파트 86㎡에 거주하는 세입자 B씨는 며칠 전 눈물을 머금고 돈을 더주고 전세계약을 2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전셋값 2억5000만원을 올려달라"는 집주인의 전화를 받고 "나가겠다"고 답한 지 꼭 열흘 만이다. B씨는 집주인과의 통화 후 반포 일대를 누비고 다녔지만 마땅한 집을 찾지 못했다. 가격이 적당한 곳은 집이 지나치게 낡았거나 교통여건이 좋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곳은 집주인이 요구한 것과 비슷한 값을 치러야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세시장이 여름 폭염보다 더 뜨겁다.

이달 입주 2년차를 맞으면서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물건이 부족해 전셋값이 최근 2개월새 5000만원 이상 치솟았다. 총 2444가구의 대단지에서 계약만기 전세물건이 쏟아지기를 기대한 수요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존 세입자들이 대부분 전세계약을 연장하면서 시장에 새로 나오는 물건이 적어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입주 2년차 대단지 전세물건 달랑 10여건

25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래미안퍼스티지'의 전세물건은 10∼15건에 불과하다. 86㎡와 114㎡ 전세물건이 각각 3∼4건, 147㎡ 이상 중대형은 주택형별로 1∼2건뿐이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영업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올해처럼 입주 2년차 대단지에 전세물건이 적은 것은 처음"이라며 "단지 주변에만 100곳 넘는 중개업소가 전세물건 10개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데다 대기수요가 줄서 있으니 물건이 나오는 즉시 계약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전세물건은 적은데 찾는 사람이 많으니 전셋값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단지 86㎡의 전셋값은 지난 5월 5억3000만∼5억5000만원선에서 이달 현재 5억5000만∼6억원선으로 뛰었다. 층이 낮거나 향이 좋지 않은 일부 물건을 제외하면 6억원에 세를 놓겠다는 집주인이 많다. 두달새 상한가 기준 5000만원이 오른 셈이다.114㎡는 지난 5월 6억8000만∼7억3000만원선에서 이달 7억5000만∼8억원선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중소형만큼 수요가 많지 않지만 이 단지의 중대형 전셋값은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147㎡는 11억∼12억원선, 172㎡는 13억∼14억원선이다. 입주 초기인 2009년 7월과 비교하면 '래미안퍼스티지' 전셋값은 주택형별로 2억∼4억원 상승했다. 2년 전 86㎡ 전셋값은 3억5000만원, 114㎡는 5억5000만원 안팎이었다.

◇70∼80%는 재계약…반전세 전환도 많아

이처럼 전세난이 극심한 것은 재계약 수요가 많아서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10가구 가운데 7∼8가구는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을 연장해 신규 수요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반포동 명가부동산 박순애 사장은 "집주인이 최근 시세대로 전셋값을 올리겠다고 하면 세입자는 대부분 처음에는 나가겠다고 하지만 주변 시세 등을 알아본 후 돈을 올려주고 그냥 살겠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예년 전세 재계약 비율이 30∼40%였다면 올해는 70∼80%로 2배 상승했다"며 "2년 전보다 전셋값이 수억원씩 올랐어도 자녀 학교, 학원 등 교육문제 때문에 선뜻 이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억원씩 오른 전셋값을 구하지 못해 전세자금대출을 받거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세입자도 많다.

한 세입자는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아 반전세로 전환하는 계약서를 쓰러 왔다"며 "학군이 좋고 아파트 커뮤니티시설도 최고여서 가족들이 이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전셋집은 웬만한 가전, 가구가 빌트인으로 돼 있어 2년 전 입주할 때 살림살이를 모두 처분하고 들어왔다"며 "다른 집으로 이사하면 에어컨부터 세탁기까지 모두 새로 장만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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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기자 c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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