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뭄에 꼬인 100층 꿈 ..공모형 PF 땅값도 못내 접을판

입력 2010. 7. 22. 17:02 수정 2010. 7. 2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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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초고층 PF사업◆

151층 송도 인천타워, 133층 서울 상암 DMC 랜드마크 빌딩, 100층 용산 국제업무지구 내 드림타워 등 대한민국 스카이라인을 바꾸겠다던 초고층 건물 건립계획이 돈가뭄으로 휘청대고 있다.

2006~2007년 봇물 터지듯 쏟아진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부동산 경기가 정점일 당시 기준으로 사업계획이 짜였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금융권이 개발사업에 대한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초고층 PF를 포함해 이처럼 헛바퀴를 도는 복합단지 개발 사업장은 전국에 모두 40곳이 넘는다. 이들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도심 한가운데 땅 300만여 ㎡가 방치돼 있다.

◆ 안갯속 용산 국제업무지구

= 서울 중심에 최고 100층(500m) 높이 랜드마크 빌딩과 업무지구, 문화상업지구를 짓는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땅값을 두고 투자자들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계약 해지 위기에까지 몰렸다.

21일에야 일부 출자사가 증자와 지급보증을 통해 자금 2조원을 조달하자는 내용으로 중재안을 내놔 협의 중이다. 약 8조원에 달하는 토지대금 중 현재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납부한 금액은 4150억원. 4차로 나눠 내기로 한 토지대금 중 2차분 미납액 1조3000억원과 3차분 미납액 2조1600억원, 4차분 계약금인 3200억원이 남아 있다. 드림허브 측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최고 150층에 달하던 메인타워를 100층으로 줄이는 등 사업계획을 수정했지만 아직도 사업성을 둘러싼 출자사 간 계산법이 달라 실제 첫삽을 뜨기까지 여전히 많은 변수가 예상된다.

◆ 상암 DMC도 토지비 연체

= 총 사업비 3조3000억원, 133층 높이 상암 DMC 랜드마크타워 사업도 낙관에 봉착했다.

지난 5월 3차 토지 중도금 400억원을 내지 못했고, 지난달 추진했던 1300억원 규모 토지협약대출도 실패했다.

상암 DMC사업을 총괄하는 서울라이트 관계자는 "토지비가 3600억원으로 용산 역세권개발에 비해 비중이 높지 않아 용산만큼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며 "조만간 토지협약대출과 증자 등을 통해 자금마련 방안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인 11월 착공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수익성이 문제다. 상암 랜드마크는 실공사비가 3.3㎡당 1100만원이 넘고 각종 공공시설물과 금융비용, 토지비 등을 고려하면 3.3㎡당 원가가 수천만 원에 달하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이를 회수할 방법이 없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에서만 약 4000억원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송도 인천타워 올스톱

= 송도 경제자유구역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받아왔던 송도 인천타워도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인천시 측에서 인천타워 건립 재검토에 나섰기 때문이다.

송도 인천타워는 2015년 말 완공을 목표로 인천 송도신도시 6ㆍ8공구에 지어지는 초고층 빌딩으로 151층, 높이 587m에 연면적 580만㎡ 규모다.

인천시는 인천타워 사업비가 과다 책정됐다고 지적한다. 인천타워 총 사업비는 3조원으로 규모가 비슷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1조4400억원)보다 2배 이상 과다 책정됐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세부사항들을 재검토해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지, 아예 접을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여의도 랜드마크 빌딩도 '흔들'

= 서울 여의도에 짓는 1조8000억원짜리 랜드마크 빌딩도 PF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파크원프로젝트 오피스타워#1 PFV인 Y22는 최근 단기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대주단을 기존 하나대투증권에서 저축은행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 하나은행 등 채권단에서 조달한 2000억원 대출 만기가 돌아오자 일시적인 자금조달을 위해 저축은행에서 2000억원을 빌린 셈이다.

문제는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다 보니 금리 부담이 상당한 데다 대출 만기 역시 불과 3개월 후인 10월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들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산건전성 감독을 받으며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어 10월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PF 주간은행 측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PF 구성을 위해 은행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하고 있지만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투자처가 없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은아 기자 / 이명진 기자 / 이지용 기자 /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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