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금성 없다"..아파트 입주포기, 땅은 경매에

2010. 7. 1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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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부진과 입주폭탄, 금리인상 등의 '삼중고'로 서울 아파트 값이 20주 연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땅값도 15개월만에 하락 반전하는 등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 살던 집을 팔지 못해 새집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또 부동산을 내놔도 거래가 안돼 경매시장으로 흘러드는 토지도 넘쳐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출규제 완화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땅값도 15개월만에 하락반전=

19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6월 전국 지가변동률 자료'에 따르면 서울 땅값은 전국 16개 광역 시ㆍ도중 유일하게 0.03% 하락했다. 서울 땅값이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인 것은 작년 3월(-0.03%) 이후 처음이다. 서울은 지난해 4월 상승세(0.2%)로 반전했으나 올해 2월 0.26%, 3월 0.21%, 4월0.05%로 오름 폭이 좁혀지다 5월 보합세를 기록한 뒤 지난달 16개 광역 시ㆍ도 중에서는 유일하게 마이너스(-)로 반전했다.전국 시ㆍ군ㆍ구 가운데 서울 강남구(-0.12%)가 3개월 연속 하락률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또 서초(-0.04%), 송파(-0.04%), 양천(-0.02%), 성북(-0.06%), 동대문(-0.05%) 등 다른 서울 지역도 내림세였다. 수도권의 경우도 인천 남구(-0.10%)와 경기 과천(-0.08%), 안양 동안구(-0.04%) 등 상당수 지역의 땅값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국토부 관계자는 "서울 강남의 경우 올들어 주택가격 하락세가 땅값 하락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땅값이 떨어지면서 토지거래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토지 거래량은 총 18만3345필지, 1억9507만6000㎡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필지는 14.7%, 면적은 20.1% 감소했다.이는 최근 5년간의 6월 평균 거래량(23만필지)과 비교해 20.3% 낮은 수준으로, 주택에 이어 토지 시장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년 동월 대비 필지 기준으로 공업지역(-22.9%)과 개발제한구역(-17.7%)의 거래량도 급감했고, 지역별로는 서울(-51.4%), 대구(-31.2%), 인천(-22.7%) 지역의 거래가 뚝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토지거래가 올스톱 되면서 경매시장으로 흘러드는 물건도 급증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수도권의 6월 토지경매 물건수는 1582건으로 전달 1425건보다 160여 건 늘어났다. 경매로 넘어오는 토지는 넘쳐나지만, 추가적인 부동산 경기 하락 전망으로 매수자가 선뜻 나서지 않고 경매물건만 쌓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의 경매 낙찰건수는 지난 5월 30건에서 6월에는 21건으로, 인천은 50건에서 36건으로 줄어들었다. 경매 낙찰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73.56% 수준이던 서울 토지경매 낙찰가율은 6월, 68.65에 이어 이달들어서는 23.96%로 급락하고 있다.

▶대출규제ㆍ금리인상ㆍ입주폭탄, 서울 아파트 값 20주연속 날개없는 추락=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따른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대출규제, 입주물량 증가 등의 '삼중고'로 서울 주택시장은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되며 20주(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국토부의 6월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는 3만454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2월(2만8741건) 이후 16개월만에 최저치다. 이는 최근 4년간 평균(4만2847건)에 아파트 거래건수에 비해서도 28.9% 급감한 것으로, 최근 주택 거래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침체돼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통계다.

거래가 끊기면서 아파트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7㎡형의 경우 지난 3월 10억19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달에는 8억6000만원으로 넉달새 1억6000만원(16%) 가까이 떨어졌다. 서울 집값이 올들어 10~20% 이상 떨어지고 있지만, 추가 금리인상 우려와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 매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정상적인 시장 거래가 실종되면서 새집으로 이사가기 위해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 예정자들은 자신이 살던 집을 팔지 못해 건설사에 잇달아 계약해지를 요청하는 등 우려됐던 '입주대란'도 현실화되고 있다.전국 11만가구에 달하는 미분양 사태에다, 입주대란까지 겹치면서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발 '제2의 금융위기'사태도 예고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입주 아파트는 총 16만1323가구로,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만 8만860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 등으로 실제 계약률이 30% 수준임을 감안할때, 당장 수도권에서만 3만여가구가 미분양ㆍ미계약 상태로 ㆍ입주가 시작돼도 '불꺼진 빈집'으로 남아 있게된다. 여기에다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잔금을 마련하지 못한 입주 예정자들의 계약해지 사태가 잇따를 경우 자칫 서울 부동산시장은 대공황 상태가 빠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센터장은 "대출규제로 주택거래가 실종되면 미분양→미입주→건설사 부도로 이어지는 부동산 시장 악순환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게다가 최근 금리마저 인상되면서 매수심리가 더욱 얼어붙고 있어 특단의 정부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거래침체에 따른 입주대란 등의 부작용은 한층 악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강주남ㆍ정태일 기자/namk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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