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물 넘치는데 살 사람 없어..시장 '패닉'

김명지 입력 2010. 6. 21. 19:05 수정 2010. 6. 21. 19: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지난 17일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 방향'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대출규제 및 세금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주택거래에 숨통을 틔울 것이라고 기대했었지만 정작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행 기조를 유지키로 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더구나 2010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와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급매물 증가와 함께 주택시장은 더욱 냉각되고 있다.

■부동산정책 방향 실망에 급매물 증가21일 서울과 수도권 주요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매물이 조금씩 소진됐던 서울 송파와 강남구 등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시장과 경기 용인, 분당 등 수도권 일반주택시장이 이번 주 들어 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정부의 '집값 상승없는 거래 활성화' 발표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아예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이달 초 이후 상승탄력을 받았던 소형 재건축아파트도 거래가 마비되면서 급매물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주 초반까지만 해도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로 아파트 거래가 조금씩 늘었는 데 "17일 부동산 정책 방향 발표 후 매수문의도 줄어들고 집주인들도 올렸던 가격을 다시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거래 활성화 무드에 힘입어 1000만원씩 호가를 올렸던 집주인들이 슬그머니 가격을 다시 내렸다는 설명이다. 실제 개포주공 33㎡는 지난 주 6억5000만원에 급매로 거래된 후 시장에 6억7000만원 이하 매물이 사라졌다가 이번 주에는 6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아파트 42㎡도 7억8000만원에서 7억7000만원으로 1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도 6월 초 112㎡가 10억원에 급매로 매각된 후 11억원까지 호가가 올랐었지만 이번 주 들어 10억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다시 조정됐다.

■용인·분당 등 수도권 '패닉'용인 동천동과 성복동 일대 등 수도권 남부지역은 매수세는 커녕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2000만원 정도의 마이너스프리미엄을 형성했던 동천동의 한 아파트는 현재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5000만원에도 매수세가 없다.정부 발표 이전까지 간간이 있던 매수문의도 뚝 끊겼다. 동천동 T공인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규제를 풀어도 시장이 살아나기 힘든 상황인데 정부가 상황파악을 잘 못하고 있다"면서 "가격을 낮춰도 매수가 붙지 않는 상황에서는 정부를 탓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거래에서 기대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가격을 낮춘다고 거래가 되지 않는 현 상황을 정부가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민심마저 요동치는 가운데 일선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정부의 추가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7월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알맹이 없는 대책'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분당신도시 서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렇게 시장이 망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두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하반기 토지보상금과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유입되면서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수기영향 전세시장에 역전세난부동산 시장이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매매는 물론 전세거래도 끊겼다. 경기 일산신도시와 서울 강북의 은평뉴타운 등 신규입주를 앞둔 단지는 물론 경기 화성동탄과 서울 잠실 등 입주 2년차 대단지 아파트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급등한 전세 보증금 탓에 저렴한 전셋집으로 이동하려는 수요는 있을 뿐 비싼 전셋집을 찾아들어오는 수요는 없는 탓이다. 더욱이 높은 전셋값에 익숙해진 집주인들은 낮출 생각조차 않고 있다.

오는 8월 말 은평뉴타운내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입주를 앞 둔 한 수요자는 "시프트 입주를 앞두고 집주인에게 석 달 전부터 전세를 빼달라고 통보했는데 집을 보러오는 사람조차 없다"면서 "이러다가 전세보증금도 못받을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경기 산본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도 집값이지만 이렇게 거래가 안되니 먹고 살기도 힘들다"면서 "부동산중개업소는 물론이고 인테리어 가구 가게 등 자영업자들의 체감경기도 최악"이라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