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입주까지 최장 5년..수요자 '농락'

박성호 2009. 9. 30. 12: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사전예약 1년후 본청약은 빈말

- 민간업체 "중소형 포기" 분위기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후 입주 때까지 최장 5년이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장 주택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사전예약에서 본청약까지의 기간도 길게는 3년에 달해, 주택수요가 보금자리주택에 묶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 하남미사 입주 2014년12월

30일 대한주택공사가 발표한 `보금자리주택 4개지구 공공분양 사전(입주)예약 입주자 모집공고문`에 따르면 규모가 가장 큰 경기도 하남미사지구 A20단지의 본청약 시기는 2012년 9월로 돼 있다.

▲본청약시기 및 입주예정월이 언급된 주공이 발표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 입주자 모집공고`

이는 내달 사전예약을 받은 후 35개월이 지난 후에 본청약이 진행되는 것이다. 또 이 단지의 입주예정월은 2014년 12월로 사전청약 이후 63개월 이후에 실제 입주할 수 있다.

당장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와 상반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장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단 발표부터 하고보자`는 식으로 보금자리주택 공급방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례로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공급방안을 발표할 당시인 지난 5월만 해도 본청약은 사전예약 1년 뒤에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보상 및 지구설계 지연, 문화재 발굴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본 청약을 사전예약 이후 최대 3년 뒤로 미룬 것이다. 이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가 발표될 당시부터 제기되던 문제였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택지개발지구는 보상, 실시계획, 택지조성 등의 절차를 거쳐 분양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은 이런 과정을 무시하고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빠른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엄밀히 따지자면 실제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2~3년 이후에 시작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 공공이 중소형 독식, 민간건설사 위축

사전예약과 입주사이의 기간이 5년이 넘어서자 건설업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전예약에 당첨된 후 다른 아파트의 청약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수요를 억제해 민간 분양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을 향후 10년간 수도권에서만 100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의 사전예약방식대로라면 입주시기까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금자리주택에 묶여 있는 수요자가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정부는 사전예약에 당첨되더라도 사전예약권리를 포기하면 다른 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첨자가 사전예약권리를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형 위주로 분양되는 보금자리주택의 특성상 건설업체들은 향후 중소형아파트 분양 사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때문에 미분양 위험이 많은 중대형아파트 중심으로 분양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으로 민간 건설사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 질 것"이라며 "민간 분양시장은 당분간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ON, 오늘의 추천주 듣기- ARS 유료전화 060-800-2200▶ 이데일리 모바일 - 실시간 해외지수/SMS < 3993+show/nate/ez-i > ▶ 가장 빠른 글로벌 경제뉴스ㆍ금융정보 터미널, 이데일리 MARKETPOINT<ⓒ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안방에서 만나는 가장 빠른 경제뉴스ㆍ돈이 되는 재테크정보 - 이데일리TV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