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日 대지진에 외국인, 한국증시로 U턴한 걸까

안상희 기자 hug@chosun.com 2011. 3. 15.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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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 것일까.

3·11 일본의 대지진 이후 첫 거래일인 14일 일본 닛케이평균이 대지진과 쓰나미 여파에 6.18%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수 있었던 것은 외국인의 순매수세였다.

지난주 1주일간 2조15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들은 이날 1351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6일만에 매수전환 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코스피200 지수선물시장에서도 9835계약의 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 외국인, 일본증시에서 한국증시로 U턴?

그렇다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 들어 신흥시장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와 중동사태에 따른 불안감에 '팔자'를 외치던 외국인이 한국 증시로 U턴한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BNP리바증권 정명선 리서치헤드는 "올 들어 일본 닛케이평균은 연초 대비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상승률이 높았다"며 "일본 지진으로 일본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지자 외국인들이 한국 증권시장으로 건너왔다"고 해석했다.

반면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일본은 선진국이고 한국은 신흥국이라 일본과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서로 다른 투자자로 봐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 기업에 일본 지진 특수가 있어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자 과거 주식 하락을 예측하고 공매도(하락을 예측할 때 주식을 빌려 팔아놓는 것)했던 주식을 다시 사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 전기전자-자동차-석유화학 종목 매출 늘듯

전문가들은 일본 석유화학, 전기전자, 자동차 업종의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면서 한국기,업들의 매출이 늘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무라증권 정창원 상무는 "일본과 경쟁하는 업종의 실적이 호전되리라는 전망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렸다"며 "당장 일본 지진 여파로 D램가격과 낸드 가격이 오른 것을 봐서는 한국의 철강, 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업체의 반사이익이 당분가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은 이날 대표 전기전자업종인 LG전자(066570)를 323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어 현대중공업(009540)(280억원), SK이노베이션(275억원), 대우조선해양(042660)(252억원) 등의 순으로 사들였다.

다만 여행사, 항공사, 조선주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외국인 매수세 앞으로는?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UBS증권 주식영업부 안승원 전무는 "일본 지진 여파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추정치만 나오고 있다"며 "자세한 건 아직 모르지만, 일본으로 향하던 자금이 위험을 피해 빠져나오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안 전무는 "14일 외국인이 매수세를 보인 것은 일본증시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한국종목에 투자한 것이라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한국 증시로의 외국인 매수세는 일본의 지진 여파가 계속된다면 지속될 수 있겠지만, 아직 일본 중앙정부의 정책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베 대지진과 3·11 대지진은 달라

한편 외국계 증권사들은 많은 사람들이 3·11 대지진 사태를 지난 1995년 고베지진과 비교하고 있지만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BoA메릴린치 증권은 이날 "고베대지진 당시 엔캐리자금(엔화 자금을 해외로 들고 나가 투자하는 것) 회수로 엔화가 달러화 대비 20% 급등했었다"고 전했다. 다만 UBS증권 주식영업부 안승원 전무는 "고베대지진 때와 지금은 다르다"며 "이날 달러화 대비 엔화의 움직임이 컸던 것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 일본정부의 환율 정책에 따라 고베대지진과 다른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 전무는 만약 엔화가 저평가된다면 한국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맥쿼리증권 리처드 제럼(Richard Jerram) 이코노미스트 또한 "지난 금요일 지진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고베 지진 때보다 피해규모는 적을 것"이라며 "고베 지진 이후 일본이 대처해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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