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외국인 채권시장서 '비명'

김문호 2010. 5. 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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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을 뺄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환율과 금리의 동반급등이라는 대혼란을 겪은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외국인자금 이탈이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인 2009년 이후 85조2000원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이 중 63%가 원·달러 환율 1100∼1200원에서 사들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현재 환율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란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4원 급등한 1214.5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9일(1206원)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원화강세에 투자한 물량이 청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동부증권 신동준 애널리스트는 "남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와 천안함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원화강세에 베팅한 외국인들이 원화채권의 포지션을 청산할 수도 있다"면서 "만약 환율이 1250∼1300원에 진입하면서 포지션 청산이 시작될 경우 만기 2년 이하는 물론 국고3년물의 손절 물량도 다수 나올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1차 손절매 수준이 -10%라 가정할 때 △1100∼1150원에서 진입한 23조4000원은 약 1250원 △1150∼1200원에서 진입한 30조2000억원은 약 1306원에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완중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금융규제, 달러화 강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향후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이탈 또는 유입 축소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급격한 자금이탈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많다.우선 원·달러 환율이 1250∼1300원에 진입하는데까지는 시간이 있다는 것. 외환당국이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글로벌국채인덱스(WGBI) 편입 카드가 남아 있다. 또한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현물시장에서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이정범 애널리스트는 "외환시장의 불안이 외국인의 채권 매도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면서 "하지만 유럽재정위기가 국제자본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며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매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투자 행태가 장기투자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걱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재정거래의 주요 대상 채권인 통안채 비중은 지난해 말 45.6%에서 39.5%(19일 기준)로 떨어졌다.

반면 국채 투자비중은 48.4%에사 55%로 감소했다. 이중 2년 이하 비중은 40.2%에서 34.5%로 감소한 반면 3년 이상 비중은 30.1%에서 33.1%로 늘었다.

NH투자증권 서향미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장기투자로 바뀌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금융시장의 불안은 외국인 투자가에 재정거래 유인확대, 원화 강세 베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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