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최대순익에도 대출금리 올려..서민만 '봉'

2011. 10. 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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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마진↑ㆍ보험료 인상에 올해 순익 30조 최대호황"서민위해 대출이자ㆍ車보험료 내려야"

[세계파이낸스]

금융권의 올해 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올린 은행들과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손해보험사들이 이익 증가세를 주도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적자기업이 속출하고 있지만 금융권에는 딴 세상 얘기다.

그런데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도 대출금리는 또 올리고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구에는 귀를 닫고 있다. 이래저래 서민들만 '봉'인 셈이다.

불경기 속 2007년 순익 뛰어넘어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금융회사 29곳(은행ㆍ금융지주 9곳, 보험 9곳, 증권 10곳, 카드 1곳)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20조7000억원에 달한다.

통상 상장 금융사의 순이익이 전체 금융권 순이익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금융권 순이익은 무려 3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장 금융사 29곳의 순이익은 14조9000억원이었으며, 전체 금융권 순이익은 21조8000억원이었다.

올해 30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거두면 이는 지금껏 사상 최대였던 2007년(26조3000억원)의 이익 규모를 뛰어넘게 된다.

분야별 예상 순이익은 ▲은행 16조원 ▲보험 6조4000억원 ▲증권 2조8000억원 ▲카드 1조4000억원 ▲할부금융ㆍ자산운용ㆍ신협 1조4000억원 등이다.

특히 은행과 손보사의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9조3000억원의 순익을 올린 은행들은 올해 순익이 16조원으로 7조원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3조원의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도 있었지만,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더 올려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을 키운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말 2.85%였던 예대마진은 올해 상반기 3%를 넘어섰다.

작년에 2조원의 순익을 거둔 손보사들은 올해 순익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 순익이 3조원을 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고 제도 변경으로 운전자의 보험료 부담을 늘린 덕을 톡톡히 봤다.

은행들, 최대순익에도 대출금리 올려

금융권이 26조원의 순이익을 올린 2007년에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모두 호황을 누렸다. 서민 가계도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IT, 항공, 해운, 건설 등에서 적자기업이 속출할 정도로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 금융권만 '나홀로 호황'인 셈이다.

더구나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수익 비중은 '0'에 가깝다. 한마디로 물가 고통과 소득 감소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게서 돈을 더 받아냈다는 얘기다.

'이익 잔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은행들은 부랴부랴 수수료 인하 대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수수료보다 훨씬 더 큰 수입원인 대출금리를 올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 5.46%에서 8월 5.58%로, 다시 9월 5.66%로 두달 새 0.2%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5.67%에서 5.46%에서 0.21%포인트나 내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 대출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 측에 제시하는 금리가 낮아진 반면, 가계대출은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금리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만만한' 서민들의 대출금리만 대폭 올려버린 것. 1억원의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0.2%포인트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연 20만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기껏해야 한달에 몇천원인 수수료가 인하되더라도, 그보다 훨씬 더 큰 이자 부담을 져야 하는 셈이다.

손보사, 車보험료 인하 요구에 '침묵'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어 적자가 너무 심각하다며 지난해 하반기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교통사고시 운전자의 자기부담금을 늘리고,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도 대폭 강화했다.

그런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낮아져 2월부터 8개월째 70%대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보험료 인상과 제도 변경 효과까지 가세해 손보사들의 이익은 급증 추세다.

대형 손보사 중에는 올해 예상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배, 3배에 달하는 곳까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손해율이 8개월째 70%대임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에 다시 논의하자는 얘기만 되풀이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겨울에 폭설이 오면 손해율은 다시 올라갈 수 있다"며 "겨울철 손해율 추이를 지켜본 후 내년 초 보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남희 사무총장은 "사상 최대 이익에도 대출금리를 올리는 은행들,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줄만 알았지 인하할 줄 모르는 손보사들, 수수료를 내렸다고 카드 혜택을 대폭 줄여버린 카드사들 모두 서민을 '봉'으로 아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 총장은 "금융권은 말로만 사회공헌 강화를 외치지 말고 대출금리와 자동차보험료를 내려 서민의 가계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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