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삭감에 자리불안까지..임원들 속탄다

2009. 5. 2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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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수 감축에 업무량 배가 등 3중고(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곽세연 기자 = 10대 그룹에 속하는 모기업의 임원 2년차인 K모 상무의 부인은 지난해 경기도 일원에 꽃집을 냈다.

이 임원의 부인은 임금삭감에다 최근 경기한파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신분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는 남편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0년 가까이해온 전업주부를 접고 용기를 냈다.

이 임원은 "지난해 아들이 대학에 들어갔는데 등록금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데다 임금까지 삭감돼 할 수 없이 맞벌이 전선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나타난 삼성전자의 임원 수는 764명으로 전체 직원수 8만4천128명에 비하면 1%도 채 안 되는 0.91% 정도. 포스코는 이보다 훨씬 적은 전체 직원의 0.3%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대기업에서 임원이 된다는 것은 군에서 별을 다는 것과 같다고 해 `직장인의 별'이라고까지 불리는 영예로운 자리이다.

하지만 이들 임원은 최근 임금삭감에 해임불안, 업무 가중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대기업 임원들은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긴축에 들어가면서 일반 직원들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누구보다 먼저 임금을 삭감했다.

연령대로 미뤄 대부분 자녀들이 대학에 다니거나 곧 결혼을 준비해야 하는 등 어느때보다 돈이 필요할 때지만 경기가 어려우면 항상 긴축 대상 1호는 임원이었으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임원의 연봉 20% 정도를 삭감하고 실적에 따라 지급하던 초과이익분배금도 전무급 이상은 전액, 상무급은 30% 자진 반납하기로 했으며 현대.기아차그룹과 포스코 등은 임원 급여 10%를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작년 말이나 올해초에 이뤄진 대기업 인사에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임원 수가 줄면서 대기업 임원들의 충격은 배가 됐다.

비록 이번에 자리를 보전(?)했더라도 각종 연구소의 전망처럼 최근과 같은 경기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호소다.

임원 수가 줄어들면서 조직이 통폐합돼 업무량은 오히려 늘어 건강에 적신호가 오는 임원들도 많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급여를 20% 정도 삭감하면 3천만원 정도가 줄어드는데 샐러리맨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돈이지만 회사의 삭감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며 "신분불안에 업무량까지 늘어나 전체적으로 근무여건이 나빠지면서 건강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어렵고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퇴직 이후에도 일정기간 예우를 받는 등 누구나 대기업에 들어오면 임원을 꿈꾸는 것은 틀림없다"며 "다만 갈수록 근무여건 등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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