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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익실현 압력 가장 높아 `팔자' 이어질 듯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국내 주식을 대거 팔고 있어 증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16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천12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12일 9천971억원, 13일 6천413억원에 이어 사흘 동안 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연간 외국인 누적 매매가 전 거래일에 마이너스로 전환해 이날 순매도액이 7천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매도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자 지난 12일 옵션만기일과 맞물린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던 전망이 힘을 잃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가 됐다.

이머징마켓으로 몰리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상품가격 급락으로 안전자산으로 선회한 점, 달러 강세가 캐리트레이드 청산 수요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전문가들은 그동안 많이 오른 한국 주식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 글로벌자금의 이머징 주식형 유입 규모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6주간 평균 한 주에 15억~20억달러 유입됐으나 지난주(5~11일)에는 2억6천만달러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한국 투자 비중이 있는 주식형 펀드 역시 8주 연속 순유입됐지만, 유입액이 2주 전 3억4천만달러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애널리스트는 "달러가 반등하고 4월부터 이머징주식이 선진국보다 부진하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자금이 동반 이탈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머징 주식형 펀드와 한국관련 주식형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 흐름은 소강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3월11일 일본 지진 이후부터 외국인 대량매도 직전인 5월11일까지 10.7% 올라, 전세계 42개 증시 중 상승률 1위 국가이기도 하다. 또 이머징마켓 주요 6개국 중 유일하게 연중 순유입됐다.

당연히 많은 자금이 몰린 수익률 상위 국가에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는 추론이 나온다.

또, 외국인은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심화하던 작년 5월이나 신흥국 인플레이션 위기가 확산하던 지난 2월, 하루 1조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하고서 상당 기간 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위험회피 국면에서 주도주 격인 한국 주식은 차익실현 압력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선진국 경기 부진이 상품가격 급락을, 이어 이머징 자금유입 둔화를 야기했다는 점에서 미국 주택경기 지표 개선 여부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차익실현은 4월에 국내주식을 많이 산 유럽, 조세회피 자금이라는 추정이 많지만, 그 가운데 미국자금의 약화 신호도 나타나고 있어 전망을 어둡게 한다.

대신증권 오승훈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순매수하던 북미계 자금에서 최근 자금 약화신호가 보인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채권 유입이 강화되는데 이는 미국자금의 한국증시 유입에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이사는 "6월 말 양적 완화 종료 이전 남유럽 돌발 변수가 나올 수 있어 외국인의 순매수 반전 기대는 당장 어렵다. 지금까지 양적 완화에 따른 유동성 효과였다면 소강상태를 거친 뒤 3분기부터는 경기 회복 모멘텀에 따른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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