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되살아난 공포'
ㆍ코스피 70포인트 급락·환율 44.5원 급등
진정세를 보이던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코스피지수는 70포인트 이상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44.5원 폭등했다. 그동안 크게 떨어졌던 채권금리는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와 같은 최악의 금융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은 낮지만 당분간 주가와 환율이 외생 변수에 의해 출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되살아난 증시 공포 =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올해 첫 '사이드카'가 발동하며 코스피지수가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초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올 들어 정책 호재 등으로 강세를 보이던 증시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글로벌 금융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면서 폭락세가 연출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포스코는 지난해 4·4분기 매출액(8조2000억원)과 영업이익(1조4000억원)이 전분기보다 각각 7%, 29% 감소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악화시켰다. 상당수 기업들이 올해 전망치 발표를 미루고 있는 점도 실적 우려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투자자들도 매도세로 돌아섰다. 최근 2일간(거래일 기준)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투자자는 미국 증시 급락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1826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해 11월19일(2427억원) 이후 최대치다. 투신권도 이날 4064억원을 순매도, 지난해 9월29일(6099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업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고, 금융위기도 제한적인 것으로 보여 추가 폭락 가능성에는 무게를 싣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10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악화 우려는 이미 예고된 악재이지만 어닝쇼크와 미국 금융권의 추가 부실 가능성으로 증시가 일부 영향은 받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지수 하락세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환율 1400원 돌파 가능성 = 주가 폭락은 환율 폭등으로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4.5원 급등한 139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0일(1393.8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12.5원 상승한 13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시간이 갈수록 상승폭이 확대됐다. 뉴욕 증시가 씨티그룹과 도이체방크, HSBC 등 세계적 금융회사의 부실에 대한 우려로 급락한 데 이어 코스피지수가 폭락하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외화자금시장에서 현·선물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1개월물)가 이틀째 급락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외화유동성 경색 우려를 심화시켰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14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움직임에 따라 환율도 등락할 것"이라며 "경기침체 우려와 국내 기업들의 부실과 부도 확산 가능성으로 1400원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오창민·김주현기자 > - 재취업·전직지원 무료 서비스 가기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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