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조카사위 회사.. 거래소, 주가조작 '봐주기'

박병률 기자 입력 2011. 10. 6. 03:23 수정 2011. 10. 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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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기준 바꿔 '무혐의'.. 금감원도 '침묵'

한국거래소가 씨모텍의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하면서 '봐주기식 심리'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거래소가 주가상승 비교 대상 기간을 인위적으로 지정해 주가상승률과 거래량 변동률을 축소했고, 금융당국은 거래소의 통보를 받고도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씨모텍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전종화씨가 부사장으로 있던 회사로 끊임없이 주가조작 시비에 연루됐다. 대표이사 자살과 자회사 부도 등의 사고를 일으키다 지난달 상장폐지됐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5일 "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거래소가 씨모텍에 대해 벌인 3차례 심리 가운데 혐의를 적발한 것은 상장폐지에 몰린 뒤 실시한 3차 심리가 유일했다"고 밝혔다. 1차 심리는 씨모텍이 대통령 친·인척 관련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4월9일 시작됐다. 단일계좌 거래량이 지나치게 많아 심리에 나서 최대주주인 나무이쿼티와 투자자 12명의 계좌를 조사했다. 거래소는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된 사안은 심리결과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해 8월 제4이동통신 수혜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다시 급등하자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11월1일 두번째 심리를 실시했다. 거래소는 "주가상승 기간 중 관여 계좌가 주가상승을 견인할 정도의 매매관여율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재차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거래소는 심리 결과 주가 상승기간 중 주가는 1.9배, 거래량은 4.2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가가 최대로 상승한 8월25일과 비교한 기준일은 7월1일이었다.

통상 주가조작 혐의 사건에서 주가상승폭과 거래량 증가폭은 최고점과 최저점을 비교한다. 주가가 최저였던 날은 5월31일이었다. 5월31일을 기준으로 하면 주가상승폭은 2.7배, 거래량은 34배 폭등했다.

조 의원 측은 "주가와 거래량 변동폭을 억지로 축소시키기 위해 비교 대상을 임의로 설정했다. 이를 토대로 주가조작 혐의를 비켜 갔다"고 주장했다. 거래소 측은 "통상적으로 주가 최저점과 최고점을 비교하기는 하지만 주가상승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때와 최고점을 비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24일 회계법인으로부터 씨모텍에 대한 감사의견이 거절되자 거래소는 세번째 심리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세번째 심리 끝에 '미공개 정보이용 및 보고의무위반'을 발견해 금융위원회에 6월7일 통보했다. 거래소는 "명동 사채시장 관련자로 추정되는 7명이 4일간 주식을 집중 순매도한 것은 감사의견 거절 정보를 미리 인지해 보유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때는 전종화 전 부사장이 퇴임한 데다 씨모텍은 이미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태였다. 대통령 친·인척 연루 부담이 없고 시장의 판단도 이미 받은 상황이어서 사후약방문식 처방이었던 셈이다. 거래소 측은 "당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해 금감원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1차심리 결과를 통보받은 지 1년4개월, 3차 심리 결과를 통보받은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별다른 조사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금감원 측은 "조사결과 위법행위가 발견되면 검찰에 고발조치할 것"이라며 "다만 결과가 언제 나올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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