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치킨게임의 종말..주가엔 보약

이세경 2009. 1. 2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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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반도체 업체 키몬다 파산이 국내 반도체 업계엔 약이 됐다.28일 반도체 업체들이 모처럼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10.52% 급등한 48만8500원을 기록했고 하이닉스는 상한가(14.98%)로 치솟았다. 고려반도체와 STS반도체, 한미반도체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설 연휴 중 키몬다 파산 소식에 반도체 업황의 치킨게임(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게임이론)이 끝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도체 업황 수혜는 얼마나 될까키몬다는 지난 23일 파산을 선언했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하락한데다 지난해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세계 경기침체로 PC 수요가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키몬다가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4분기 매출액 기준 9.5%로 세계 5위에 해당한다. 이러한 대형 업체의 파산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며 D램 가격이 안정을 되찾게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그동안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타격을 입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에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증권 김장열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 등으로 2·4분기 중반 또는 3·4분기부터 공급축소 효과가 발생하면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이 개선돼 2·4분기 이후에 30% 수준의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나대투증권 이정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더라도 D램 산업은 공급업체 간 적극적인 구조조정으로 올 4·4분기와 내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개선될 것이란 희망을 낳고 있다"면서 "D램산업이 바닥을 지나는 시점을 앞당겨주는 기폭제 역할을 해 국내 반도체 업체에도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는가는 여전히 미지수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솔로몬투자증권 진성혜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으로 인한 공급감소가 D램시장 수급에는 긍정적인 신호지만 경기침체로 수요 둔화가 점차 심해지고 있어 경기가 완전히 바닥을 지났을것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박현 연구원 연시 "비록 파산이 결정됐지만 키몬다의 D램 생산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그동안 D램가격이 감산 원인이었던 만큼 가격 반등은 대만업체들의 생산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업황 기조 회복은 기대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반도체주 주가엔 단기 호재될 것국내 반도체주 주가에는 일단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원가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가 컸다.

반도체 업계가 구조조정에 진입할 경우 높은 시장지배력과 안정적인 실적, 우수한 현금 흐름을 갖춘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LIG투자증권 최승훈 연구원은 "키몬다는 파산을 신청했고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사업에서는 AUO가 지난해 4·4분기 -4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해외 경쟁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4·4분기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 큰 손실을 봤던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LCD 패널 산업 구조조정에 큰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개운치 못하다.이정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회복이 더뎌 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이 거듭될 경우 기업의 재무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면서 "특히 대만업체가 일본과 미국업체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생존력을 강화시킬 경우 하이닉스가 경쟁력 우위를 계속 확보할 수 있을지 낙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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