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 '카카오페이' 노렸나..간편결제 대규모 투자

김도윤 기자 2015. 1. 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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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서비스 마케팅 비용에 1500억원 투자키로.."플랫폼 계획 없는 점 아쉬워" 지적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간편결제서비스 마케팅 비용에 1500억원 투자키로…"플랫폼 계획 없는 점 아쉬워" 지적도]

"카카오페이 기다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지난 7일 발표한 3484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구체적인 자금 사용목적을 8일 공개했다. 간편결제 사업과 해외 게임 시장 공략 강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읽힌다. 특히 경쟁기업인 다음카카오가 선보인 '카카오페이'를 정조준한 간편결제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마케팅 비용 투자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NHN엔터는 유증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절반 가까운 금액인 1500억원을 간편결제사업 진출을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올해 안에 집행할 계획이다. NHN엔터는 게임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크로스보더'(Cross Border :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위한 기업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간편결제서비스 사업 역시 전자상거래 사업의 일환으로, NHN엔터는 가입자 및 가맹점 확보, 광고비 등으로 15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간편결제서비스 가입자 확보를 위해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마케팅 비용으로 560억원, 가맹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으로 100억원, 간편결제서비스 브랜드 인지도 확보를 위한 TV 광고비용으로 315억원을 쓴다는 계획이다.

경쟁기업이라 할 수 있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다만 간편결제서비스의 경우 안정적인 이용자 확보를 위한 플랫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감안할 경우 플랫폼 개발이나 관련 기업 인수 혹은 협력 계획이 나타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경우 카카오톡이라는 확실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NHN엔터는 카카오톡 같은 안정적인 플랫폼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더구나 NHN에서 독립하면서 네이버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50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집행하면서 플랫폼 역량 강화에 대한 계획을 내놓지 못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한국사이버결제, 파이오링크 등 전자상거래나 IT솔루션 사업을 위한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는 많이 진행했지만 막상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는 없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NHN엔터는 또 일본 종속회사인 NHN플레이아트(NHN Play Art Corp)에 두 차례에 걸쳐 총 991억여 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또 미국 종속회사인 NHN엔터테인먼트USA에도 1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 현지 게임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유증을 통해 전체 발행주식수의 29%(440만주)에 달하는 추가 주식이 새로 발행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존재한다. 실제로 8일 증시에서 NHN엔터는 전일대비 4500원(4.92%) 내린 8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교보증권은 NHN엔터 목표주가를 종전 10만원에서 7만8000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3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NHN엔터가 3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이유가 오늘 공개한 증권신고서만 보면 확실히 나타나지 않는다"며 "대규모 유증을 진행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신규 및 해외 사업에서 투자 효과가 나타날 경우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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