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가는 무사의 마음으로..왕년의 '1조 펀드' 심기일전

황정수 2014. 9. 17.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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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6개 설정액 1조 아래로.."환매·수익률 하락 벗어나자" 턴어라운드株 발굴 등 전략 변화..매니저 교체로 수익 개선 안간힘

[ 황정수 기자 ] 한때 설정액 1조원을 넘겼던 대형 펀드들이 대대적인 '펀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를 바꾸고 투자전략에 변화를 주는 등 '1조 펀드' 간판을 다시 걸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속적인 펀드 환매와 수익률 하락의 덫에서 벗어나 성과가 개선되는 펀드들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1년 새 '1조 펀드' 여섯 곳 간판 내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최근 1년간 '1조 펀드' 타이틀을 잃은 국내·해외 펀드(채권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는 모두 여섯 개다. '삼성코리아대표1', 'KB한국대표그룹주',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 '한국투자한국의힘1', '미래에셋인사이트1',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등이다.

'1조 펀드'는 설정액이 1조원을 넘는 펀드를 뜻한다. 펀드매니저의 운용 능력과 시황, 마케팅 등이 잘 맞아 떨어져야 가능하다.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828개 중 1.2%(10개)만 이 타이틀을 갖고 있을 정도로 흔치 않다.

여섯 개 펀드 중에선 성장주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 액티브 주식형이 다섯 개다. 최근 1년간 대표 수출주들이 부진하면서 수익률이 악화돼서다. 해외 혼합형펀드 중에선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의 설정액이 1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투자전략 변화로 대응 중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밸류10년' 등 가치주펀드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3년 동안 지속된 침체기를 버텨내고 지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환매에 시달리고 있는 여섯 개 펀드도 투자전략에 변화를 주거나 펀드 매니저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삼성코리아대표1', 'KB한국대표그룹주',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은 대표 펀드매니저가 바뀌거나 운용 방식이 개인에서 팀으로 바뀌었다. 지난 5월부터 '삼성코리아대표1' 펀드를 운용 중인 이승준 삼성자산운용 상무는 "한국을 대표하거나 향후 대표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한다는 대원칙은 변하지 않았지만 과거보다 펀드 변동성을 줄여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운용 중"이라고 말했다.

운용 전략에 변화를 주는 곳도 있다. '한국투자한국의힘1'을 운용하는 이용범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장은 "과거엔 경기민감주 비중이 다소 높았지만 최근엔 평균으로 낮추고 실적 반등(턴어라운드)이 예상되는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정부의 정책은 배당주뿐만 아니라 대형주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부 펀드에서 성과 나타나

일부 '왕년의 1조원' 펀드들은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미래에셋인사이트는 운용펀드 기준 최근 1년 수익률 16.98%로 동일 유형 평균 수익률(13.21%)보다 높다. 목대균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인위적으로 투자국의 비중을 조정하기보단 해외의 우량 소비재, 헬스케어, 정보기술(IT)주 등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 수익률 7.29%를 기록 중인 심효섭 KB자산운용 부장은 "이달 말~10월로 예상되는 유럽의 양적완화 정책 확대는 자동차 등 경기민감주가 반등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최근 3년 동안 중소형주, 배당주, 가치주들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대형주의 낮은 주가 수준에 관심이 커질 시기"라고 분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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