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해외] '쌓아두고, 날리고, 숨겨두고'..억만장자들의 기부 백태

입력 2014. 7. 21. 08:00 수정 2014. 7. 21. 08: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별취재팀ㆍ양영경 인턴기자]'오는 25일, 노숙인 1000명에게 식사와 함께 현금 300달러를 나눠주겠다'

지난 6월 16일, 뉴욕타임즈에 이같은 광고가 올라왔다. 행사 당일 뉴욕 센트럴파크에 있는 고급식당 앞에는 엄청난 노숙자 인파가 모여들었고, 운 좋은 250명만이 소고기 스테이크와 참치를 맛 볼 수 있었다.

이벤트를 기획한 사람은 바로 중국의 괴짜 자선왕 천광뱌오(陳光標) 장수황푸(江蘇黃浦) 재산자원이용유한공사 회장이었다. 그는 식사 자리에서 '위 아더 월드(We are the world)' 노래까지 부르기도 했다. 사치품에만 열을 올리는 중국 부자들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이 같은 행사를 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행사 말미에 주기로 약속한 돈은 미국 자선단체인 뉴욕기금회에 간다는 사실을 안 노숙인들이 격분하기도 했지만, '돈을 뿌리겠다'는 당초 계획은 거짓은 아니었다.

천광뱌오 회장

그는 재난 지역을 방문해 현금봉투를 나눠주는 것이 오랜 '취미'다. 지난 2011년 윈난성 지진이 발생했을 때 그는 현장을 방문해 10만 위안어치 현금다발을 벽돌처럼 쌓아놓고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2013년 쓰촨성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위로금 명목으로 주민 한 명당 200위안씩 지급한 바 있다. 현장에서 그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사람들은 모두 손에 지폐를 쥐고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가 이같은 '자선'을 행하는 이유는 이런 형태의 기부가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는 것이 바로바로 눈에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의 후룬(胡潤) 연구소가 발표한 '2013 자선가 리스트 100'에는 천광뱌오의 이름이 오르지도 못해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기도 했다.

돈을 뿌릴 때 좀 더 예술성(?)을 가미한 억만장자도 있다. 러시아판 페이스북 브이콘탁테(VKontakte)를 개발해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파블 두로프(Pavel Durov)의 이야기다.

파블 두로프

지난 2012년 그는 사무실에 앉아 5000루블(약 19만원) 짜리 지폐로 종이비행기들을 접었다. 그리고 이 비행기들을 사무실 창 밖으로 날렸다. 단 몇 분간이었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을 잡기위해 사람들은 주먹다짐을 벌이기도 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까지 나가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두로프는 비행기 날리기를 중단하고 '축제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짐승처럼 변해버렸다'며 SNS에 소감을 올렸다. 러시아 네티즌들은 철없는 억만장자를 비판했지만, 그는 아랑곳 않고 '비슷한 일을 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숨겨두고 찾아가라고 말하는 부호도 있다.

제이슨 부지와 히든캐시 트위터

샌프란시스코 팔로앨토의 백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인 제이슨 부지(Jason Buzi)가 주인공이다. 그는 일명 '히든 캐시(Hidden Cash)'로 불리는 '돈봉투 찾기 놀이'의 창시자다. 그는 50~100달러가 든 돈봉투를 특정 장소에 숨겨 놓은 후, '히든 캐시(@Hidden Cash)'라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돈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행사가 벌어지는 샌프란시스코, LA 등지에서는 수 천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예 일을 자신의 일을 제쳐두고 돈봉투 찾는데 혈안인 히든 캐시 사냥꾼도 생겨났다.

행사를 통해 약 1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부지는 이 게임이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는 재미'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가 돈을 숨겨둔 장소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난 뒤 쑥대밭이 되면서, 해당 장소 관리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이 게임을 모방한 다른 트위터 계정까지 생겨나면서 공짜에 집착하고 매달리는 현상이 사회 전반에 심화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영국의 공짜 돈 실험을 예로 들며 반론을 펼치기도 했다. 2009년 영국에서는 노숙자들에게 공짜 돈 4500달러를 준 후, 이들의 소비행태를 지켜봤다. 흥청망청 써버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실험 대상자들은 치료비, 교육비 등 꼭 필요한 데 소비했다. 이런 점에서 히든 캐시는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것'을 하도록 힘을 보태주는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happyday@heraldcorp.com-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헤럴드경제 BEST 클릭]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유튜브에서 무슨일이?"[취재X파일] "유가족이 벼슬이냐고요?"… 세월호 유가족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화평공주 체중감량사 "유진, 뚱녀로 완벽빙의…이게 유진 얼굴?"전효성 섹시 화보 공개…숨 막히는 육감 몸매장효인, '두근두근' 종영소감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포토 > '대한민국 뒤태 미녀가 다 모였다' 2014Miss sexy back 선발대회박기량, '가슴 작다' 악플에 눈물 펑펑…당시 광고사진 보니?실종된 中 아나운서 장웨이제, '인체의 신비전' 표본으로…'경악'개콘 만수르→억수르 변경 "혹시나 하는 우려…왜?"강지환 침대 셀카, 필리핀 女와 함께 누워서…알고 보니?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