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린 개미들, 주식 담보로 대출 받는다

김인경 2014. 3. 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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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증권담보융자 8조1671억..역대최고
거래량 줄어들며 신용거래로 수익 창출하는 증권사도 원인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가계대출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융통하는 개미들도 늘어나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며 '물린' 개미들이 일단 생활비 등 급한 자금을 융통하는 모습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예탁증권담보융자는 8조167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08년말 3조원대였던 예탁증권담보융자는 2012년 7조원을 돌파했고 최근 8조원을 육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예탁증권담보융자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 필요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담보로 잡아놓은 주식을 매도하거나 현금을 입금해 상환할 수 있다. 대출 가능 금액은 해당 주식의 안정성에 따라 50~80% 사이에서 조정된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등 경제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소비주체의 지갑으로는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경기회복에도 양극화 추세가 일어나며 경기가 좋아지는 것을 체감하는 곳은 소수 기업집단에 불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를 넘어섰다.

지난 2010년부터 지수가 박스권에 갇히며 투자자들이 이렇다할 재미를 못 본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최근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급증하며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예측이 많아지며 일단 '조금만 버티자'라는 투자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거래량이 줄어들며 수익 문제에 부딪힌 증권사들이 대출 금리를 내리며 경쟁에 뛰어든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니 신용을 통한 수익 창출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증권사 증권담보 대출 담당 팀장은 "우리 증권사의 경우 연 6.5% 이자율이 최저이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일부 증권사는 더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기도 한다"며 "개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증권사 간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증권사가 고객의 등급에 따라 6~8%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4%대까지 내려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황세운 실장은 "주주권을 지키기 위해서,혹은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주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예탁증권담보융자의 증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라고 덧붙였다.

예탁증권담보융자 증가 추이 (단위 : 억원, 출처 : 금융투자협회)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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