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거절인데 유상증자 추진..왜?

안재만 기자 2013. 3. 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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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거절,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장사가 잇따라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 및 상장 유지를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생색내기 차원'일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알앤엘바이오(003190)는 지난 27일 3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지 엿새만이다.

또 디웍스글로벌(071530)이 16억5100만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디웍스글로벌은 앞서 상장폐지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고, 감사보고서상으로도 완전자본잠식, 최근 분기 매출액 3억원 미만 등의 퇴출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다. 두 회사 외에도 룩손에너지홀딩스, 글로스텍(012410), 에듀언스, 이디디컴퍼니 등이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기 전후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일단 유상증자는 회사가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완전자본잠식일 때는 자기자본을 수혈해 잠식률을 낮출 수 있고, 의견거절일 때라도 회계법인이 문제삼은 자산을 상각하고 신규 수혈된 자본으로 재무구조를 맞출 수 있는 것.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을 투자 대상으로 유치,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한 씨앤에스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인 예다. 씨앤에스는 현대오트론을 대상으로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이와 함께 상장 유지 결정이 내려지면 개인투자자, 주주를 대상으로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사옥을 매각해 기업을 정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받아들여 회계법인은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바꿔줬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알앤엘바이오의 경우 300억원이나 조달할 계획이지만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탓에 주주들이 얼마나 증자에 참여할 지 미지수다. 또 주당 발행가는 5000원으로 거래 정지 직전 주가(1335원)보다 훨씬 높다. 알앤엘바이오는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할 것이라고 했지만, 공언만큼 진행될 수 있을 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청약일도 5월말로 아직 한참이나 남아 있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예전엔 투자금을 유치한 뒤 상장 유지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투자금을 다시 빼돌리는 일이 잦았다"며 "회사가 겉으로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의심될 경우 주주가 더욱 적극적으로 감시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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