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업계 맞수 남양-매일 '40년 셋방살이' 벗는다

장시복 기자 2012. 12. 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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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은 강남권, 매일은 도심권에 각각 새사옥 추진..오너2세 '홀로서기' 수순

[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남양은 강남권, 매일은 도심권에 각각 새사옥 추진..오너2세 '홀로서기' 수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왼쪽)과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창사 이래 40여 년간 셋방살이를 고수해 온 유업계 라이벌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나란히 새 사옥 이전을 추진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짠돌이 경영'으로 외형보다 내실을 추구해 온 탓에 자체 사옥을 마련하지 않았던 두 기업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창업 이래 40년 넘게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일빌딩에 임차해 온 남양유업은 강남구 신사동에, 2000년 이후 종로구 삼환빌딩을 임차해 온 매일유업은 도심권이나 여의도에 새 사옥 마련을 추진 중이다.

우선 1964년 창업 이후 48년째 세들어 살던 남양유업은 처음으로 남대문로를 벗어나 강남권에 자체 사옥을 마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현재 신사동에 일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활용해 건물을 신축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2년 뒤 창립 50주년 기념에 맞춰 입주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매일유업이 이전을 하게 된 데는 외부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건물주인 삼환기업이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증금 보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최근 분유사건 등 악재도 잇따라 터지면서 '땅의 기운이 쇠한 것 아니냐'는 사내 여론도 반영됐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내년 봄 계약기간 만료 전까지 새 사옥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침체로 저가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데 자체 사옥으로 매입을 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두 기업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는 것은 오너 2세들의 '홀로서기' 노력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북 출신인 매일유업 창업주 고(故) 김복용 회장과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 홍두영 회장은 모두 '무(無)사옥' 경영을 강조해왔다. 현금 보유고를 중시하고, 연구·생산 설비 투자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2세인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선친의 뜻을 받들되 시대 변화에 맞춰야 한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두 회장이 선친들의 '한 우물 경영'을 깨고 유아복(매일유업 제로투세븐), 커피(남양유업 프렌치카페) 등 신규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2010년에도 '짠돌이 식품기업'으로 알려진 오뚜기가 창립 40주년 만에 처음으로 강남구 대치동에 첫 사옥을 마련했는데, 이때도 오너 2세인 함영준 회장의 독립 의지가 작용한 '작품'이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새 하드웨어(사옥)와 새 소프트웨어(경영 철학)를 통해 앞으로 본격적인 2세 경영의 닻을 올리겠다는 상징적인 움직임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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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장시복기자 sibok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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