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석유공사 '너무 퍼준' 해외 M&A

강기택|양영권 기자 2009. 10. 2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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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택기자][-加석유회사 4조7000억원 인수 논란]한국석유공사가 캐나다 석유회사를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실기업을 인수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준데다 부채를 갚는 비용까지 인수 금액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2일 매장량 2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 생산광구와 10억배럴 규모의 오일샌드 광구를 보유한 캐나다 석유회사 하비스트에너지와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주가 대비 47%)을 포함한 주식 인수 비용은 17억5000만달러이며 이 회사의 부채 22억달러를 갚는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인수 금액은 39억5000만달러(약 4조7000억원)에 달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석유·가스 자주개발률은 1.8% 상승해 8.1%를 달성하게 되며, 이는 올해 목표 7.4%를 초과하는 것이라고 석유공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와 캐나다 현지 언론은 석유공사의 이같은 인수 조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입대상인 하비스트에너지는 올 상반기 2341억원의 순손실을 냈으며, 부채가 상반기 매출액 1조45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다.

게다가 앞으로 인수 금액 이외 얼마를 더 투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캘거리헤럴드 글로브앤메일 등 현지 언론은 하비스트는 대규모의 추가적인 자금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석유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선 올해 2억500만달러를 지출해야 하지만 현재 1억7000만 달러의 현금만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비스트가 2006년 16억달러를 주고 사 들인 정유부문의 경우 정제부문 마진 감소 등에 따라 부실이 심화돼 자금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석유공사는 경영권 프리미엄도 모자라 부채까지 전액 변제키로 했다.한 M & A 전문가는 "정상 기업이라면 자산과 부채를 같이 인수하는 게 맞지만 부실기업의 경우 자산만 인수하는 게 보통"이라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줘 가면서 부채를 떠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협상기간이 짧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석유공사는 협상을 시작한 지 두 달만에 MOU(양해각서)체결 없이 바로 최종 인수 계약을 했다.

경쟁입찰이 아닌 석유공사 단독으로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자산부채 실사 등을 충분히 한 후 우발채무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해 협상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는 "부채 변제 문제는 하비스트에너지가 '경영권 변동이 있으면 채무를 갚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차입을 해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상장회사여서 재무정보가 잘 드러나 있어 2개월이면 충분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또 "하비스트가 우량 기업이라면 시장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비스트의 부채를 일시에 갚고 석유공사가 채권을 발행한다면 오히려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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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기자 acekang@<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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