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휘젓는 '주식동호회'..개미들 '피눈물'

2010. 8. 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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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례 #1 '띵동' A씨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도착했다. '지분투자 통한 계열사 확대 공시 예정 무조건 매수'라며 코스닥상장사인 B전자를 매입하라고 했다. A씨는 관련주를 매입했지만 2% 가량 오르던 B종목은 갑작스런 매물 폭탄에 못견디고 8% 넘게 하락했다.  

 사례 #2 C씨에게 메신저가 날아왔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D회사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인수합병(M&A) 가능성 높고 대기업에서 군침'이란 솔깃한 내용이었다. C씨는 해당 종목의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많이 빠져 저가매수 매력도 있는데다 M&A 호재가 있다고 판단, 1만주 넘게 주식을 구입했으나 이틀째 하락해 손절매를 고민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검게 물들어 가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 교환이 빨라졌다는 장점도 있지만 잘못된 매매세력들에 휘둘리는 사례도 덩달아 늘고 있다.

신흥세력으로 떠오른 주식동호회도 시장을 어지럽히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 정보 교환 목적의 동호회도 있지만 일부 주식동호회는 회원들에게 회비를 받고 종목을 추천한 후 단기매매(단타)를 종용한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동호회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동호회 운영진이 추천한 종목의 주가가 눈 앞에서 요동치는걸 보면 '나도 한 몫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부 동호회에선 개인회원을 대상으로 선행매매에 나서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영자의 전성시대…동호회는 살고 개인은 죽고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영자'들이 큰 힘을 갖게 됐다. '영자'란 카페 운영자의 줄임말로 대부분 시장 정보에 정통하거나 시장 정보통과 친분이 깊은 사람이 맡고 있다.

대다수의 동호회 운영자들은 본인이 취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종목을 선택하고 회원들에게 추전하지만 일부 운영자들은 증권사 지점이나 투자자문사 직원과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과정은 이렇다. 증권사나 자문사 직원이 뜰 법한 종목을 골라 선행 투자에 나선다. 이후 그 종목은 일부 동호회에 뜰 종목으로 추천된다. 적게는 몇 십명에서 많게는 몇 만명까지 해당 종목을 두고 매매에 나선다. 당연히 주가는 요동치고 동호회 회원들은 일부 수익을 뽑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동호회 회원들이 매매에 나설 때 증권사나 자문사에선 매물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되지만 동호회 회원들이 피해 없이 빠져나오기 위해선 결국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뛰어들어줘야 한다.

이 때부터 각종 인터넷 주식 게시판과 메신저 등을 통해 '시세분출' '제2의 xx종목' 등의 자극적인 문구를 적어가며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결국 피해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장 정보와 추천에 따라 뒤 늦게 뛰어든 일반 투자자들이 받게 되는 구조다.

◇금감원.거래소 "피해 사례 조사해 대처하겠다"

아직까지 감독기관의 감시가 강화된 상태는 아니다. 워낙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있는데다 단순 의심 차원에서 모든 주식 동호회들을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팀 관계자는 "거래소는 직접 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주식동호회나 인터넷을 통한 주가 조작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금융위원회에 통보하고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받는 사례에 대해 적극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측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업체 E사의 경우 특정인이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사칭해 M&A설을 배포, 주가가 급등한 경우도 있었다. 거래소는 금융위와 금감원에 관련 사실을 통보해 해당자를 적발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 역시 "시세 조작 행위나 선행매매 등 특정종목을 두고 불공정 행위가 발생될 경우 해당 종목에 대한 조사하고 있다"며 "혐의가 있을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익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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