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게임, 레드오션서 살아남으려면..

2008. 6. 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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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기획]양질의 IP 확보, 해외 아웃소싱도 고려해야]

국산 온라인 게임의 자존심 '리니지'가 올해로 열살이다. '리니지'는 지난 10년간 전성기를 보낸 한국 온라인 게임의 상징이다. 컴퓨터 몇 대로 시작했던 게임사들은 연매출 수천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이 됐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는 화려한 명성도 얻었다.

시장이 성숙해진만큼 국내 시장의 성장률은 둔화되고 해외업체들의 역공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전인미답의 온라인 게임시장을 개척해 무주공산에서 싸워왔다면, 앞으로 10년은 변하는 게임환경과 글로벌 게임업체들의 역공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산업이 또다른 10년을 중흥의 시기를 만들려면 철저한 자기반성과 혁신으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박 게임 하나만 터지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불나방처럼 히트작을 모방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국내시장, 글로벌 기업 '각축장'

지난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규모는 2조1144억원. 올해는 2조5000억원을 형성할 전망된다. 하지만 성장률은 2005년 40%를 정점으로 매년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미 전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어서 내수시장은 포화상태다.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이 고성장기를 지나, 저성장 단계에 접어든 반면 뒤늦게 온라인 게임시장에 뛰어든 해외업체들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게임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지적재산(IP:Intellectual Property)을 상당수 확보한 북미 게임업체뿐 아니라 후발주자인 중국도 값싼 개발비를 무기로 국내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제 개발력 차이도 상당폭 좁혀졌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WoW'(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출시 1년만에 한·중·일·미국에서 각각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면서 국내 게임업계에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완미세계'는 중국 게임으로는 최초로 국내에서 매달 10억원 이상 벌어들이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홈그라운드'에서 겨뤄야 할 외산게임은 속속 늘고 있다. 올해만 터바인엔터테인먼트의 '반지의 제왕', 반다이남코의 '드래곤볼 온라인', 코에이의 '진삼국무쌍' 등 대작들이 쏟아진다. EA 최초의 온라인 게임인 '워해머 온라인'과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도 블록버스터급 게임이다.

◇특정 장르 편중은 '독'(毒)

해외업체의 역공 수위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2년째 '대박'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WoW'를 꿈꾼 후발 게임은 많았지만 WoW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한빛소프트가 플래그십 스튜디오와 공동개발한 '헬게이트:런던'은 2주만에 매출 30억원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화려한 시작에 비해 결과는 초라했다는 평이다. KTH의 '십이지천'이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지만, 업계 판도를 바꾸기에는 미약하다.

이렇다보니 게임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차기작 '아이온'이 물꼬를 터주기만 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히트작의 부재는 결과일 뿐, 원인이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서수길 대표는 "히트작이 나오면 유사한 게임들이 쏟아져나와 시장이 평준화되곤 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MMORPG)이나 1인칭슈팅게임(FPS) 등 특정 장르로 개발작이 몰리는 게 대표적 사례"라며 "인기 장르에 편입하기보다 다변화시키고, 닌텐도처럼 틈새시장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기존의 정형화된 장르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비게이머들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IP 확보, 해외자원 활용도 높여야

한 편의 게임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인적자원은 날로 치솟고 있다. 경쟁은 치열하고 투자 규모는 커지는 상황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검증된 IP를 통해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역사가 짧은 국내 게임업체들은 자체 IP가 많지 않다. 게임업계 맏형인 엔씨소프트조차 '리니지'와 '길드워'를 빼면 글로벌한 IP가 전무하다. 넥슨 역시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 수준이다.

예당온라인 김남철 대표는 "양질의 IP를 확보하는게 관건"이라며 "새로운 IP를 개발하기 어려우면 기존의 검증된 IP를 활용하거나 소설이나 만화, 영화 등 다른 매체에서 검증된 IP라도 획득해야 한다. 블리자드와 액티비전 간의 결합 등 글로벌 게임업체간 인수합병(M&A)도 결국은 IP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들과 자웅을 겨루돼 해외 자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국내업체들에게 남겨진 숙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개발과정 자체를 글로벌화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기획부터 최종 서비스까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하되, 클라이언트 그래픽 등 비핵심 분야는 인도나 중국의 값싼 개발인력을 활용해야 한다. 국내 인력들은 게임 기획 등 고부가 업무에 집중하는게 장기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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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기자 donts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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