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외환시장 '천덕꾸러기' 전락

이승우 기자 2008. 10. 1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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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승우기자][외환당국, 자산운용사 달러 매수 장외로 유도]국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투자 환위험방지 헤지(Hedge) 관련 달러 수급이 서울 외환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자산 가치 하락은 물론이고 이로 인한 환헤지 청산 물량이 환율 폭등의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반대로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호전될 경우 환율 폭락(원화 절상)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급기야 외환당국은 해외 투자 관련 환헤지 물량의 서울 현물환 시장 유입을 차단하고 나섰다.

해외투자, 환헤지 청산→달러 수요 폭발

13일 국회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 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6일까지 국민연금은 29억4400만달러의 선물환을 서울 외환시장에서 매수했다.

이 같은 달러 매수는 해외금융시장이 폭락하면서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평가금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평가금액이 감소하면 100% 이상으로 늘어난 헤지비율(오버헤지)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기존 선물환 매도 헤지를 풀기 위해 선물환 매수를 해야 한다.

가령 해외투자 금액이 100억달러이고 헤지비율을 90%로 책정한 경우, 최초 헤지 금액은 90억달러가 된다. 그러나 자산가치가 80억달러로 하락하면 80억달러의 90%에 해당하는 72억달러에 대해서만 헤지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이미 헤지(선물환·선물 매도)한 금액(90억달러)에서 18억달러어치 헤지를 풀어야 한다. 달러를 사들여야 하는 것.

국민연금 뿐 아니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펀드 관련 환헤지도 마찬가지. 이들의 달러 매수는 더욱 공격적이다. 외환시장 환율 호가에 상관없이 묻지마 식 달러 매수에 환율 폭등의 주범으로까지 꼽히고 있다.

투신사의 경우, 전날 NVA(순자산가치) 하락에 맞춰 헤지비율을 기계적으로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비싼 가격에 달러를 산다 하더라도 NAV는 환헤지 비용을 포함시켜 산정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그 비용을 전가시키면 된다. 이 같은 자산운용사들의 달러 매수가 하루 7억달러 가량 되는 것으로 외환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외환당국, 자산운용사 換市에서 몰아내

외환당국도 해외 투자와 관련된 달러 매수세가 골칫거리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도 해외투자 관련 달러 매수가 환율을 크게 왜곡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국은 우선 자산운용사들에게 칼을 들이댔다. 한시적으로 장내 시장에서 몰아내 장외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 동안 투신권의 비정상적인 달러 환매수로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며 "이들 거래를 현물환 시장이 아닌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외 시장(시장평균환율로 거래하는 MAR 시장)에서 투신권의 달러 수요가 기업들의 달러 공급보다 많을 경우, 정부가 직접 장외 시장에 달러를 공급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환헤지 관련 달러 매수에 대해 정부는 아직은 신중하다.재정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세는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하지만 외환당국은 지난 주 국민연금에게 달러 매수를 일시적으로 유보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금액은 올해 7월말 현재 10조4119억원(전 의원 자료 기준)이다.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투자 규모(자산운용협회 설정액 기준)는 이달 초 현재 80조원 가량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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