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눈치보는 외환시장..."스탠스가 헷갈려"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강력한 규제? 현상유지? 시장 전문가도 '설왕설래']

"박근혜 정부의 환율정책은 아직 명확한 스탠스가 없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도 환율대응과 관련한 방향성을 설정하지 못한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이른바 '한국형 토빈세' 도입여부 등 새 정부의 환율정책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외환시장은 최근 박 대통령의 환율 우려 발언과 국정과제로 명시한 외환유출입 관련 제도개선 정도로는 아직 뚜렷한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없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세계 각국이 이른바 '돈 푸는 전문가'를 중앙은행 총재로 기용해 환율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하루 빨리 입장을 정리하고 시장에 효과적인 '시그널(신호)'를 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내린 1084.4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박 대통령 취임날인 이틀 전부터 눈치 보기에 돌입해 강보합세를 유지하다 사흘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시장에선 박 대통령이 취임 전 무역협회 간담회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기업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환율안정을 위해) 선제적이며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당초 박 대통령이 민생과 서민생활 안정에 초점을 둔 국정운영을 선언한 만큼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원화강세는 용인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위해 '강만수-최중경' 투톱으로 대변되는 고환율 정책을 펴 민생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도 근거로 작용했다.

48일간 활동을 마치고 해산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도 그간 "환율하락이라는 대세에 역행하는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 정부는 부국강병에서 국민행복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고 고환율을 고집하지도 않겠다"는 등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해 주는 발언들을 내놨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시장개입성 발언 이후 시장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한국형 토빈세'인 외환금융거래세의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현 수준의 정책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박 대통령이 환율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발언은 규제에 당위성을 실어 줘 '거시건전성 3종 세트'와 '한국형 토빈세' 도입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국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수위의 규제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기존 이명박 정부의 환율정책에서 나온 이야기와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정책도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초기에 고환율을 지지하며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폈지만 이후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중심축이 옮겨갔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약세와 원화강세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환율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었다. "기업이 손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초점을 맞춘 해석이다.

한 국내 선물연구원은 "아직까지 박근혜 정부의 환율정책 스탠스가 명확히 정해지진 않은 것 같고 그동안 발언을 검토해 볼 때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면서도 "수출기업의 손실을 부추기는 과도한 환율하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신희은기자 go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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