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5개월 만에 나온 '환율 구두개입'.. 왜?

정원석 기자 2011. 9. 1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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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15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2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튀어오르자 시장을 관망하던 외환당국이 행동에 나섰다.

이날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있다는 기대감으로 장초반 1100원대 밑에서 개장했던 원화 환율이 이탈리아 신용등급 하향 루머로 인해 급등세로 돌아서자 당국이 나선 것이다. 외환당국이 공식적인 구두개입에 나서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2010년 4월 이후 1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어떠한 방향이든 환율의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정부는 시장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환율의 경우 지난해 수립된 서울 액션 플랜에 따른다"며 "가급적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한다는 서울 액션 플랜 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하겠다'라는 종전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가급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는 점에서 이전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일어날 경우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외환당국의 입장을 지지해줬다는 해석이다.

전날 환율이 30원 이상 급등했음에도 관망세를 유지하던 당국이 이날 환율 상승폭이 10원 내외였음에도 공식 구두개입이라는 강수를 둔 것에는 환율 상승 속도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진 것은 인정하더라도 급격하게 오르는 것은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50원 이상으로는 튀어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환율이 달러 당 1150원을 넘어설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대외 신인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들은 외환당국이 당분간은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00~1120원 사이에서 유지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급격한 환율 상승은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에 대한 불안을 조장할 수 있어 부담스럽다"면서 "환율은 오르던 내리던 미세하게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기본적인 당국의 인식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식은 이미 지난 13일 긴급국제금융점검회의 뒤 나온 재정부의 정책 기조에서도 확인된다. 재정부는 이날 회의 뒤 "충분한 외환보유액, 재정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대외 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다.

한편, 이날 은 국장의 공식 구두개입 발언이 나온 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한 때 1110원대 중반으로 내려왔지만, 장 마감에 가까워질수록 상승 탄력이 붙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8.6원 오른 1116.4원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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