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머니, 국채시장 노린다

황은재 기자 2009. 3. 3. 13: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은재기자][외은지점 통해 '시험 매매 완료'..3월 이후 본격 유입 예상]정부가 외국인의 국고채와 통안증권 투자에 대해 원천징수를 면제해주기로 한 가운데 일본계 자금(사무라이 머니 : Samurai Money)이 국내 채권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계의 국내 채권투자는 은행 한국지점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발행하는 엔화표시 회사채 투자에 국한돼 왔다. 이제는 국채·통안채 등 다양한 채권투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일 복수의 외국계은행 관계자들은 "일본의 금융회사가 국내 채권에 투자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험 테스트를 위해 채권 매매를 했다"며 "국내 채권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일본계의 원화국채 투자와 관련한 문의가 꾸준히 있다"며 "정부가 면세 혜택을 발표하자 문의가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계의 국내 채권투자는 일본의 경제력과 금융시장 크기를 감안했을 때 저조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말 현재 일본의 채권보유 잔고는 2300억원.전체 외국인 보유채권 잔고 37조원의 0.06%에 불과하다.

최근 일본계 움직임은 이전과 달리 대규모 투자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무라이 머니(Samurai Money)는 지난해 말 이후 채권 거래 빈도가 증가했고 올해1월에는 403억원을 순매수해 싱가폴, 룩셈부르크에 이어 순매수 3위를 차지했다.

사무라이 머니가 우리나라 국채에 관심을 갖는 데는 엔화 강세가 1차 이유로 꼽힌다. 엔/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채권 매수 여력이 확대됐고, 향후 원화약세가 완화된다면 환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무라이 머니가 관심을 갖는 채권의 만기물은 주로 3~5년이다.

외은지점 관계자는 "외국인 채권 투자의 대부분이 환헤지를 한 이후 이뤄지지만 최근 들어오는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 가운데는 달러/원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무위험 금리차익거래도 가능하다. 3년만기 달러/엔 스왑의 베이시스는 -60bp 내외. 달러/원 스왑 베이시스와 원화채권 금리를 감안하면 약 300bp 가량의 재정거래 이익이 발생한다.

일본계 자금이 직접 들어올 경우 우리나라가 엔캐리 트레이드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그동안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주로 홍콩 등 다른 나라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 간접적으로 흘러 들어왔다.

일본계 채권투자 자금의 유입 시기는 일본 금융회사들의 결산이 끝나는 3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형 동양선물 애널리스트 "가격 측면에서 일본계 채권투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호주 달러 등의 추이와 실제로 일본인들이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에는 싱가포르의 채권 투자가 급증했다. 1조5195억원을 매수한 반면 640억원을 매도해 1조4555억원을 순매수했다. 싱가포르는 국고채전문딜러(PD)를 통해 입찰에도 참여했다. 유럽계, 미국 등도 전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기 위한 준비에들어갔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국채가 씨티은행의 WGBI에 이르면 3월, 늦어도 6월에는 편입될 것"이라며 "원화채권 투자에 대한 세금 면제와 맞물려 외국인 채권투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訪日 합동IR, 사무라이 시장 열까호주 웨스트팩 뱅크, 사무라이債 시장 열었다모바일로 보는 머니투데이 "5200 누르고 NATE/magicⓝ/ez-i"황은재기자 hejsome@<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