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꽁꽁.. "연기금에 SOS"

안만호 2008. 11. 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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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권시장에 매수 주체가 사라졌다. 채권을 발행하고 싶은 기업들은 많지만 채권을 사줄 기관투자가가 없는 상황이다. 거래시장 자체가 없어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에 따라 은행채, 캐피털채, 회사채 등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은행 및 기업들로서는 연기금 눈치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관들 중에서는 연기금만이 그나마 매수 여력이 충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채권발행 연기금에게 물어봐18일 채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향후 은행 및 기업들의 채권발행 성공 여부는 연기금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들이 채권을 인수할 수 있는 '실탄'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인 데다 기존에 보유 채권마저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하나금융지주가 결정한 1조원 규모 회사채 발행 성공 여부도 결국 연기금이 이 채권을 받아주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1조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지만 채권을 사줄 만한 기관이 없어 결국은 연기금에 엎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채권을 투자한 기관들로서는 채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팔아야 할 처지"라며 "채권을 사더라도 크레디트물은 쳐다도 보지 않고 있고 은행채도 단기물 정도만 사갈 뿐"이라고 덧붙였다.

KIS채권평가 조덕기 연구원은 "은행이나 보험사, 저축은행 등은 추가적으로 여력을 만들기 힘들다"며 "연기금이 유일한 매수 주체로서 일단은 기댈 곳이 그곳 뿐"이라고 말했다.

■채권 순발행 갈수록 줄어한국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카드채, 회사채 등의 채권 순발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은행채의 경우 지난 4월 8조4210억원에 달했던 순발행액이 지난달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즉 지난 10월에는 채권 상환액이 신규 발행액을 1조5200억원이나 훌쩍 뛰어넘었다. 올 들어 은행채의 월별 순발행액은 1월(5조370억원), 2월(-3조2300억원), 3월(2조7000억원), 4월(8조4210억원), 5월(-1조8390억원), 6월(-5조110억원), 7월(7조180억원), 8월(7조6350억원), 9월(3조4570억원), 10월(-1조5200억원) 등으로 감소 추세다.

회사채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에는 순발행액이 4조1460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달에는 7140억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채권 순발행액이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은 채권을 발행하려는 욕구는 많으나 기관들이 유동성 문제를 겪으면서 채권발행 여건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즉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고금리는 기본이고 발행물량을 사줄 수 있는 매수처까지 찾아야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서도 채권시장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하나대투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매수기반이 취약해졌다"며 "신용스프레드가 추세적으로 축소되는 환경은 내년 2·4분기는 돼야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채권거래가 빈번하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흥정을 붙이기 힘든 장"이라고 말했다.

/grammi@fnnews.com 안만호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First-Class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구독신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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