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1년전 동양證 채권맨들은 왜 탈출했을까

심재현 기자 2013. 10. 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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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만 못 들은 동양사태 경고음

[머니투데이 심재현기자]['개미'만 못 들은 동양사태 경고음]

"지난해 채권 애널리스트들이 줄줄이 빠져나갔던 게 결정적인 경고음이었다." 동양그룹의 법정관리 사태를 두고 채권시장에서 나오는 말이다. 동양그룹의 문제를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동양증권 채권분석팀은 '업계 최강'이었다. 채권 인력이 대형 증권사의 두배 수준이었던 데다 당시만 해도 신용평가사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회사채나 CP(기업어음) 분석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전체 채권 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동양증권이 지난 10년 이상 '채권명가'로 이름을 날릴 수 있었던 것도 이들이 투자적격 가운데 신용등급이 낮은 고금리 회사채와 투기등급 회사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믿을만한 회사채를 골라내 소매 영업을 뒷받침했기 때문이었다. 돈이 되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을 찾아내는데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하지만 이들이 1년반 전부터 줄줄이 떠나면서 채권시장에서 동양증권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강성부 전 채권분석팀장을 포함해 4명의 채권 애널리스트들이 한꺼번에 신한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겼고 강 팀장의 후임으로 일하던 최종원 전 팀장도 몇 달 지나지 않아 삼성증권으로 이직했다.

같은 해 7월에 동양증권 IB(투자은행)본부를 총괄하던 김병철 본부장까지 신한금융투자로 둥지를 옮기자 올들어 채권 운용과 중개 부문에서 허리 역할을 맡아온 과·차장급 딜러와 브로커들도 잇따라 경쟁 증권사로 이직했다.

동양증권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그룹 재무 사정이 악화되면서 계열사 채권과 CP는 채권 애널리스트들의 내부 분석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었다고 한다. 동양증권 채권 담당자들이 무더기로 빠져나간 데는 그룹 차원의 리스크 부담이 적잖게 작용했던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동양증권이 계열사 회사채 판매를 늘리는 과정에서 채권 애널리스트들의 심리적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시장 관계자는 "회사채 선별력에서는 지금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인데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두명도 아니고 줄줄이 빠져나갈 때부터 동양그룹의 운명이 정해져 있었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쉬운 것은 동양그룹 회사채와 CP에 투자했다 손실을 입게 된 개인투자자가 5만명에 달하는 와중에도 이런 사정은 아는 사람만 알았다는 점이다. 동양증권에서 내부 인력이 줄줄이 이탈하고 시장에 관련 소문이 돌았지만 선수들만 아는 얘기였을 뿐 일반 투자자들은 깜깜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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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기자 ur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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