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 국채발행 첫날, 강남 일부 큰손 주문 쏟아져

2012. 9. 1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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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중에는 연기금·보험 관심 높아

◆ 국고채 30년물 첫선 ◆ "심 지점장, 정말 남는 게 한 개도 없어요?" 심재은 삼성증권 도곡지점장은 정부가 사상 처음 국고채 30년물을 발행한 11일 쉬지 않고 울리는 휴대전화 때문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날 삼성증권에 할당된 국고채 물량 2400억원 중 1200억원 대부분이 개인 등 리테일 대상으로 각 PB센터와 지점에서 매매됐고, 도곡지점은 70억원을 받았다.

심 지점장은 "약 30명의 고객에게서 200억원 넘게 국고채 매수 신청이 들어왔다"며 "물량이 충분치 않아 신청액의 절반 정도만 드렸다"고 밝혔다. 예컨대 20억원 신청자에게는 10억원, 10억원 신청자에게는 5억원어치만 주는 식이다.

1억원어치라도 더 사려는 투자자들을 위해 지방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급히 끌어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삼성증권 PB센터 가운데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SNI강남파이낸스지점에서도 100억원어치 30년물 국고채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열기는 과거 10년물ㆍ20년물 투자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30년물에도 선뜻 손을 내밀면서 조성됐다.

삼성증권이 작년 말부터 초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국고채 20년물 판매에 주력하면서 장기채 수요를 최대한 확보해둔 게 적중한 것이다.

그러나 대우증권과 동양증권 판매 현장은 삼성증권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대우증권 PB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큰 갤러리아지점은 종일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재연 대우증권 갤러리아지점 PB는 "국고채 매수를 사전 예약한 고객이 거의 없었다"며 "워낙 장기 상품인 데다 금리가 생각보다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최훈근 동양증권 FICC상품팀장도 "절대금리가 낮다 보니 고액자산가들 수요가 많지 않아 개인에게는 30억원만 판매하고 끝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과 동양증권은 각각 700억원 중 300억원, 400억원 중 30억원씩만 리테일용으로 풀었다.

삼성증권 PB센터 일부 고객도 "20년물 금리랑 차이가 뭐냐"며 투자를 취소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대기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문제가 안된다는 게 삼성증권 측 입장이다.

개인들이 30년물 국고채를 사려면 매매하는 증권사나 은행 지점을 찾아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동양증권, SK증권, 하나은행, BNP파리바은행 등에서 판다.

이번에는 물량이 한정되다 보니 PB센터마다 1억원 이상 투자자 위주로 받았다. 국고채 30년물은 이번달과 10월 두 번에 걸쳐 8000억원이 발행된다.

기관 가운데는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30년물 국고채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30년 만기 국고채 발행 기념행사'에 참석해 "국채 발행과 유통 시장 금리 체계를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셋째 자리로 세분화하는 등 거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국고채 전문딜러제도, 교환ㆍ바이백 등 발행과 유통 시장의 주요 제도들에 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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