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배꼽보여' 트윗에 대한항공 '발끈'

2012. 4. 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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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진에어 승무원 복장 민망" 트윗에

법적검토 운운하며 "지우라" 압박

"한진그룹이니깐 형은 첫 글자를 따서 대'한'항공, 동생은 둘째 글자를 따서 '진'에어로... 임원회의에서 진에어니깐 승무원은 청바지 입히자고 결정. 아님 말고..ㅋㅋ"

"진에어는 이름처럼 승무원 복장이 블루진 & 티셔츠.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이나 티셔츠가 짧아 민망한 건 사실. 탑승해 앉아있으면 승무원이 다른 승객 짐을 올려주는 광경을 보게 되는데 티셔츠가 짧아 배꼽구경을 많이 하게 됨"

이 트윗은 여행용품 인터넷쇼핑몰 '트래블메이트'의 공식 계정(@withTravelMate)이 지난 3월20일 올린 것이다. 트래블메이트의 공식 트위터는 자사에 대한 홍보 외에도 여행업체, 여행과 관련한 정보나 이야기를 트윗을 통해 알린다.

이에 대해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가 트윗 삭제를 요청한 뒤, 해당 트윗이 삭제된 뒤에도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민형사상 책임 거론하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다. 조 상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셋째딸이다.

조 상무는 지난 19일 위 트윗에 답글을 달며 "비즈니스 에티켓이라고 하죠. 진에어 이름 관련된 트윗은 삼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조 상무는 이어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에는 기본적인 에티켓이 있습니다. @withTravelMate도 앞으로 기본적인 상도는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본사로 대한항공 법무실에서 공식 편지가 가야 지워 주실건가요 아님 travelmate CEO 트위터로 보내야 하나요 아님 트위터 담당자님이 알아서 3월20일 진에어 이름 관련 트윗 지워 주실건가요."

"물론 지워주실 때까지 계속 이렇게 트윗 보낼거예요" 등의 트윗을 계속해서 보내며 '삭제 요청'을 반복했다.

해당 쇼핑몰 계정을 운영하는 운영자는 이런 항의를 받아들여 해당 트윗을 삭제한 뒤 다음과 같이 사과 글을 올렸다.

"여러사람이 트윗을 하는 과정에서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글이었다는 점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트래블메이트는 이어 "저희 글로 진에어 여러분께 상처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저희 글은 삭제할게요. 저희같이 작은 회사는 트윗 전담직원이 없다보니 요청하신 내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네요. 그런 상황에서 법무팀이나 법정 이런 단어가 나오니 쫌무섭네요^^"라고도 썼다.

그러나 조현민 상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조 상무는 19일 "상처라는 단어 취소해 주세요. 상처? 언어 선택이 "무서우시다"면서 별 변화가 없네요. 상처보다는 ㅎㅎㅎ 어 이 없음 이죠 글들 보니 대한항공 글도 있던데^^ 앞으로 관계 또 이런 인연 오래 유지하고 싶네요"라며 '상처'라는 단어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트윗을 보냈다.

해당 트위터 계정에서 '상처'라는 단어를 지우지 않자 조 상무는 다시 한 번 '상처'라는 단어를 지울 것을 요구하고 이번에는 법적 대응을 거론했다.

조 상무는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혹시라도 주말 사이에 폭풍 mention으로 밀렸을까바~ ㅎㅎ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운영자님이 출근하시자마자. 보실 수 있도록. 진에어가 '상처' 받았다는 말 기분 엄청 나쁘네요. 지워주세요."라고 요구했다.

그리고는 "대표님 회사 트위터 내용은 명의 회손 감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문은 지난 주 금요일 오전에 보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알려 드릴까요?"라며 이번에는 김도균 트래블메이트 대표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조 상무는 실제로 20일자로 팩스 및 우편으로 공문을 보내 "귀사가 운영하는 트위터 내 당사 및 진에어의 상호명 관련 근거없는 글을 게재하여, 당사와 진에어의 이미지를 훼손한 것으로 사료되어,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합니다"라며 "현재 귀사가 운영하는 트위터 내 진에어 승무원 복장에 대한 글은 승무원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바, 즉각 삭제를 요구하며 이에 상응하는 조처가 없는 경우 당사는 부득이 귀사에 대하여 관련법상의 민·형사상의 책임을 검토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리오니 이 점 양지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대해 김도균 트래블메이트 대표는 2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진에어'와 관련한 트윗을 하지 말라거나, '상처'라는 특정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등 대기업 상무가 다른 기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명령하는 것은 권위를 이용한 협박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했음에도 법적 검토 운운하며 공문을 보내고 특정 표현의 삭제를 요구하는 등 이해하기 힘든 태도"라고 말했다.

트위터 이용자들도 대한항공 조 상무의 트윗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이용자 @hang***는 "아.. 진에어 유니폼이 너무 짧아서 배꼽 보여서 민망하다..는 트윗을 쓰면 대한항공 상무로부터 "명의 회손" 당한다는 공문받는 이 현실.. 무섭다.. ㅠㅠ"고 말했다.

한편, 법학자들은 해당 트위터의 내용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학웅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전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는 "해당 트윗으로 훼손될 명예가 없고, 명예를 훼손시킨다는 고의도 없다"며 "기업의 공식 계정이라 하더라도 주관적인 의견 개진에 해당하고 사업을 방해할 목적이 있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법학)도 "해당 트윗 내용을 보면 소비자로서 기업에 대한 감시 내지 비판 차원에서 한 트윗이고 놀린다거나 희롱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회사 방침에 대한 비판이라면 듣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해명하면 될 일이지 법적 검토를 얘기할 차원의 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쪽은 "진에어 승무원 복장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배꼽이 보인다' 등으로 표현한 것은 지나친 표현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며 "그러나 이후 해당 회사 쪽과 이야기해 더이상 대한항공에서 법적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삼지 않기로 조정함으로써 마무리를 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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