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수요 예측이 부른 손실.. 국민 호주머니 털어 메운다

2011. 11. 2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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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민자고속도 통행료 또 올려… 11월말부터 최고 400원

[세계일보]'혈세 먹는 하마' 민자 고속도로에 국민 호주머니가 또 털리게 됐다. 적자가 나면 정부가 돈을 메워주는 민자 고속도로. 이번에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같은 전국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가 최대 400원 오른다. 통행료를 올리지 않으면 정부가 떠안아야 할 민간사업자 손실보전분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경기불황에 정부 재정은 가뜩이나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민자 고속도로가 '혈세 먹는 하마'를 넘어 '호주머니 터는 블랙홀'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애초 정부가 고속도로 수요 예측을 잘못해 민간사업자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실패에 따른 책임을 국민부담으로 떠넘기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줄줄이 오르는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2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전국 9개 민자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100∼400원 인상키로 했다. 이에 따라 1종(승용차, 소형승합차, 소형화물차) 기준으로 전 구간 통행시 서울∼춘천고속도로는 기존 5900원에서 6300원, 대구∼부산고속도로는 9300원에서 9700원으로 400원씩 오르게 된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8400원에서 8700원으로, 인천대교는 5500원에서 58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된다. 아울러 인천공항고속도로는 7500원에서 7700원, 서울외곽고속도로 북부구간은 4300원에서 4500원, 부산울산고속도로는 3500원에서 3700원으로 각각 200원 오른다. 이밖에 서수원∼평택고속도로는 2800원에서 2900원으로 100원 인상되며, 용인∼서울고속도로의 경우 1종은 현행처럼 1800원이 유지되지만 2·3·5종(중·대형 승합차 및 화물차)은 100원이 오르게 된다.

◆엉터리 수요예측에 털어넣은 세금 1조2000억

국토부는 이번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상하지 않은 통행료를 올해도 동결하면 민간 사업자 수입이 크게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수익을 걱정하는 이유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 때문이다. 이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사회간접자본(SOC)을 건설할 때 들어가는 재정 부담을 줄이고 대신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것인데, 추정 수입과 실제 수입에 차이가 생기면 민간사업자에게 그 차액을 물어주는 제도다.

하지만 MRG 민자 고속도로의 경우 대부분 수요예측을 잘못해 정부가 그간 재정지원을 해 왔다. 국토해양부가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민자 고속도로에 지급된 정부보전지급액은 지난해까지 무려 1조2364억원에 달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2009년 통행량이 예측 수요의 42.5%에 불과해 지난해에만 정부가 지급한 보조금이 986억원에 이르는 등 전국 9개 민자 고속도로의 교통량 정확도는 평균 57%에 불과한 실정이다.

◆호주머니 터는 손실보전 꼼수

결국 민자 고속도로 수입 감소에 따른 정부 재정지출 급증을 우려해 통행료를 올리겠다는 것인데, 정책 실패 책임을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 메우겠다는 발상이다. 통행료 인상으로 민자 고속도로는 수입이 늘어 재정지출이 줄겠지만 국민 부담은 그만큼 늘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민자 고속도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정희수 의원은 "민자 고속도로 노선 증가는 이용자에게는 통행불편 가중, 도로운영자에게는 운영비용 증가, 도로를 계획·관리하는 중앙정부에는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문제점을 유발한다"면서 "민자 고속도로의 영업·유지관리·조직체계 등을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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