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본질은 글로벌 독점이다

2011. 11.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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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테크놀로지 따라잡기] IT강국은 구경만 하고 있을 건가

[미디어오늘 장동인 미래읽기 컨설팅 대표]

아마존이라는 회사는 책을 인터넷으로 팔아서 크게 성공했으며 이제는 뭐든지 파는 종합 쇼핑몰 회사이다. 게다가 2006년부터 아마존 웹 서비스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국제적으로 손꼽히는 회사가 되었다. 아마존은 기존의 물건을 파는 쇼핑몰을 확장시켜서 일반 기업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전세계에 7개의 전산 센터를 두고 있는데, 싱가폴과 일본에도 있다.

넥슨이라는 우리나라 컴퓨터 게임업체가 아마존의 고객이다.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바람의 나라로 게임업계를 휩쓸고 있는데, 평균 동시 접속사용자가 2천만 명이라고 한다. 이 정도 규모면 대형 컴퓨터 수백 대가 있어야 하는데, 사용자가 적을 때는 수십 대만 운영하고 나머지 컴퓨터는 놀고 있다. 넥슨은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평상시에는 넥슨의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사용자가 급격히 많아지면, 아마존의 컴퓨터를 빌려 쓰고 있다.

구글은 알다시피 검색엔진과 안드로이드로 유명한 회사인데, 이 회사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요새는 스마트폰 때문에 구글 메일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스마트폰에 있는 연락처가 구글의 연락처와 자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구글 닥스를 써본 사람이라면, 이 서비스가 매우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하나의 문서작업을 할 때, 아주 좋다. 이러한 서비스를 무료로 쓰게 한다. 구글은 기업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해 주고 있다.

포스코는 과거 10년간, 우리나라 IT 역사상 거대한 프로젝트를 해왔다. 이 포스코가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 검토 중에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대기업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매우 관심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원래 고객관리를 인터넷으로 해주는 회사였다. 지금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가장 큰 회사가 되었다. 전 세계 10여 만개의 회사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 20여 개의 전산센터를 두고 있다. 놀랍게도 일본의 우정성이 최대의 고객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이 이 회사 서비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은 아예 정부 주도로 충칭시에 엄청나게 큰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까지 총 100만대 서버를 갖추기 위해서 약 7조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 전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 100만KW 짜리 화력발전소도 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해주겠다는 계획이다.

대만도 클라우드의 중심지가 되려고 구글에 이어서 페이스북의 클라우드 전산 센터를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매력은 무엇일까? 직접 컴퓨터를 사서 운영하는 것 보다는 가격이 싼 것은 당연하고 그 외의 매력이 무엇일까? 그것은 기업의 본사와 지사가 어디에 있든지 문제없이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언어를 선택할 수 있고, 화폐 단위를 고를 수 있다. 지사가 중국에 있으면 중국어로, 태국에 있으면 태국어로 써도 문제가 없다. 그저 인터넷 망과 노트북 또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전세계 어디서나 자사의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맞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지금까지 컴퓨터를 쓰는 방식을 완전히 뒤엎은 기술이다. 그러기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회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글로벌 초대형 클라우드 전산센터를 만들 수 밖에 없고, 대규모 자본과 결합할 수 밖에 없는 기술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한 나라에만 독점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으며 글로벌한 독점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이다.

우리나라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세계적인 회사에 비해서 많이 떨어진다. IT강국이라고 하는 대한민국이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는 글로벌 수준에 상당히 뒤떨어져 있다. 솔직히 말해서 초보적인 단계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근본적으로 IT의 판을 바꾸는 기술이며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기술이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고 계속 미루어 왔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 결정권자는 기술을 모르고, 기술을 아는 사람들은 돈이 없는 현상이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는 글로벌 레벨의 최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받고 싶어한다. 일반 기업체 뿐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대학,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업체, 소셜커머스 회사들도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아마도 2012년부터 이 수요는 폭발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IT 강국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뒤져 있다는 말을 하기 보다는, 이렇게 수요가 폭발하는 분야에 정부와 기업이 왜 투자를 안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글로벌 독점이라는 속성을 가졌기 때문에, 지금 투자를 안 하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에 국내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고, 이렇게 한번 만들어진 판은 나중에 복구가 어렵다는 상식적인 이야기를 언제까지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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